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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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하락에 ‘반성문’ 꺼내든 ‘용산‘... “부족한 점 채우겠다”

용산, 지지율 20% 최저치에 반성문
‘일희일비 않겠다’ 기존 입장 선회
‘국민 목소리 귀 기울여’ 입장 내놔
민심 회복 위한 근본적 변화 관건

대통령실이 24일 국정 운영 기조에 변화를 시사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치인 20%까지 추락하자 “민생과 개혁 과제에 더욱 힘쓰겠다”며 한발 물러선 모습이다. 그동안 지지율에 ‘일희일비(一喜一悲 ·상황에 따라 좋아했다 슬퍼했다를 반복하는 모습)하지 않겠다’는 강경 기조를 보여왔던 것과는 다른 태도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엄중한 상황 인식 아래 국민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여 나가겠다”며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입장과 확연히 달라진 것이다.

 

사진=뉴스1

대통령실의 이 같은 변화는 최근 지지율 하락세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국갤럽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윤 대통령 지지율은 20%로, 2022년 5월 취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부정평가 이유 중 ‘김건희 여사 문제’ 응답이 15%로 1위를 기록한 점이 용산을 긴장시킨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취임 초기만 해도 50%가 넘는 지지율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각종 개혁 드라이브와 미국 순방 중 비속어 논란, 이태원 참사, 인사 문제, 해병대 사건, 김 여사 논란 등으로 지지율은 계속 추락했다.

 

윤 대통령은 그동안 “국민이 잘 사는 데 필요한 정책이라면 좌고우면(左顧右眄·앞뒤를 재고 망설임을 이르는 말)하지 말고 빠르게 가야한다”(지난 1월2일 수석비서관회의)며 강경 기조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지지율이 20%대로 떨어지면서 이런 기조에도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 9월2일에도 대통령실은 “저희 윤석열정부는 지지율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면서도 “국민의 목소리에 계속해서 귀를 기울여 나가겠다”는 단서를 달았고, 이번에는 아예 ‘일희일비’ 언급 자체가 사라졌다.

 

문제는 실제 변화가 뒤따를지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처음부터 국민 목소리를 듣는다는 방침은 변함없었다”고 했지만, 그동안 수차례 변화를 외쳤음에도 민심을 돌리는 데는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김건희 여사 관련 논란 등 지지율 하락의 근본 원인을 해소하지 않고는 진정한 변화로 이어지기 힘들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도 나온다. 대통령실이 앞으로 국정 기조를 바꾸고 국민의 마음을 돌려놓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