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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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러 파병 사실상 시인…"그런 일 있다면 국제규범 부합"

북한이 25일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파병했음을 사실상 시인했다.

 

김정규 북한 외무성 러시아 담당 부상은 이날 "최근 국제보도계가 여론화하고 있는 우리 군대의 대러시아 파병설에 유의하였다"며 "그러한 일이 있다면 그것은 국제법적 규범에 부합되는 행동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김 부상은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을 빌려 밝힌 입장에서 "그것을 불법적인 것으로 묘사하고 싶어 하는 세력들은 분명히 존재할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우리 외무성은 국방성이 하는 일에 대하여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으며 또한 이에 대하여 따로 확인해줄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고 말해 파병을 명시적으로 확인하지는 않았다.

 

우리 정부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북한의 우크라이나전 파병' 발표에 북한이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러시아에 도착한 북한군의 목소리가 또렷이 담긴 영상 등 파병을 뒷받침할 정황이 잇달아 나오는 데다 미국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등도 북한의 파병을 공식화하면서 더는 발뺌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북한군의 전선 투입이 임박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텔레그램에 러시아로 파견된 북한군이 이달 27∼28일 전투지역에 투입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북한의 입장 발표에 앞서 러시아도 북한의 파병을 간접적으로 인정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4일(현지시간) 브릭스(BRICS) 정상회의 결산 기자회견에서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부인하지 않은 채 "북한과 무엇을 어떻게 할지는 우리가 알아서 할 일"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우크라이나전 파병이 국제법적 규범에 부합한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북한과의 군사협력을 금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다.

 

국가정보원은 지난 18일 북한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 지원을 위한 파병을 결정했으며 1천500여명이 러시아 극동 지역에서 훈련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또한, 1천500여명이 추가로 러시아에 도착했으며 전체 파병 규모는 연말까지 1만명에 달할 것이라고 지난 23일 국회에 보고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