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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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이란에 3차례 보복 공습… 중동 긴장 고조

이스라엘군 “군사 시설 정밀 타격”
이란 미사일 공격 25일 만 보복
이란 “비례하는 대응”…보복 예고
美 “이스라엘, 이란 공격 대응 차원 보복”
尹 “현지 교민 안전 최우선”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해 3차에 걸친 보복공격에 나섰다. 이란이 이스라엘을 대규모 탄도미사일로 공격한지 25일 만이다. 이날 공격에 맞서 이란이 또 다른 재보복을 예고하면서 중동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공습이 이뤄지는 이란의 수도 테헤란 모습. 신화연합뉴스

이스라엘 방송은 26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대(對)이란 군사작전이 3차례 공습으로 종료됐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IDF)도 성명을 통해 이란 작전을 완수하고 출격했던 전투기들이 귀환 중이라고 했다.

 

앞서 IDF은 이날 이란의 수도 테헤란과 주변 군 시설을 1차로 공격했다. IDF는 1차 공습 직후인 오전 2시30분에 성명을 내고 이란의 수도 테헤란과 주변 군 시설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발표했다. IDF는 “몇 달 동안 이어진 이란의 공격에 대응해 이란의 군사 시설에 대한 정밀 타격을 진행했다”면서 “이스라엘은 대응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1차 공격 직후 이스라엘은 테헤란과 남부 시라즈에 2차 공격을 감행했다. 이란 국영TV는 1차 공격 직후 여섯발의 폭발음이 발생했는데, 테헤란에 대한 2차 공습 뒤 이스라엘의 공격에 맞서 방공 시스템이 작동해 폭발음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미국 NBC 방송 등에 따르면 1차 공격 대상에는 테헤란 인근의 막사와 무기 창고가 포함됐고, 2·3차 공격은 미사일과 드론 기지 및 생산 시설에 집중됐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 당국자를 인용해 “이번 공격에는 모두 100대 이상의 무인 드론과 전투기가 관여했다”면서 “공격은 밤새 이란 내 20여개 군 시설을 공격한 뒤 오전 5시쯤 종료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공격으로 인한 이스라엘과 이란 양측의 인명 피해는 아직까지 정확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지속되는 공습에 이란은 항공기 운항을 전면 중단한 상태다.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이스라엘 방어군(IDF) 본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회의하는 모습. 신화연합뉴스

이란을 상대로 한 이날 이스라엘의 보복은 지난 1일 이란이 이스라엘에 탄도미사일 약 200기를 쏘며 공격한지 25일 만에 이뤄졌다. 이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수장 이스마일 하니예,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 등이 살해된 것의 보복이라고 이란은 주장한 바 있다.

 

이란은 이날 이스라엘의 보복공격에 맞서 또 다른 재보복을 예고했다. 이란 반(半)관영 타스님 통신은 당국자를 인용해 “이스라엘이 취하는 모든 조치에 비례하는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데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또 한 번의 맞대응 방침을 시사했다. 그러자 이스라엘군은 성명을 통해 이란이 재보복에 나설 경우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양국은 지난 4월에도 한 차례씩 공격을 주고 받은 바 있다.

 

미국 정부는 이스라엘의 이란에 대한 보복 공격은 앞서 이뤄진 이란의 공격에 비례하는 것이었으며 미국은 보복 공격 과정에서 어떤 관여도 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숀 사벳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25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우리는 이스라엘이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대한 대응과 자위 차원에서 이란 내 군 시설을 공격한 것으로 이해한다”며 “그들의 작전에 대한 추가 정보를 위해서는 이스라엘 정부에 문의하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공습 직전 백악관에 곧 이란을 상대로 공격이 이뤄질 것이란 사실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국가안보실로부터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상황을 보고받은 윤석열 대통령은 “현지 교민의 안전이 최우선으로, 상황 악화에 대비하여 필요한 모든 조치를 강구하라”고 관계 부처에 지시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이에 국가안보실은 인성환 제2차장 주관으로 안보상황점검회의를 개최해 현지 상황을 점검하고 재외국민 보호 대책을 논의했다. 아울러 범정부차원에서 24시간 대응체계를 가동하면서 현지 상황을 예의주시, 관련 대책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유경민 기자 yook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