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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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희망 가전제품 1위’…급성장세에 대기업도 뛰어드는 이 시장은?

최근 건조기, 식기세척기, 로봇청소기와 함께 음식물 처리기가 필수 가전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대기업도 눈독을 들이는 시장이 됐다. 그간 중견·중소기업이 음식물 처리기 시장을 주도했지만, 최근 들어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진출 채비를 하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경기 안산시와 협업한 음식물 처리기 시험 사업을 종료하고 사업 결과를 분석하고 있다.

LG전자가 출시 예정으로 개발 중인 음식물 처리기 설치 예시. LG전자 제공

LG전자는 지난 8월 개발 중인 음식물 처리기를 처음 공개하고 경기 안산의 공동주택 40여세대에 시범 제공했다. 음식물 처리기 설치 전과 후의 음식물 쓰레기 배출량을 조사해 제품 효과를 검증하려는 취지다.

 

LG전자는 실증 결과를 바탕으로 제품 기능을 보완해 내년 중 음식물 처리기를 출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가 구독 사업과 연계해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형태로 음식물 처리기 신제품을 선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2020년 ‘더 제로’라는 명칭의 음식물 처리기 상표를 출원한 데 이어 2022년 ‘비스포크 더 제로’ 상표권을 냈다. 제품을 출시하지는 않았지만, 통상 제품 출시 전에 상표 등록을 거치는 점을 감안하면, 이미 삼성전자 내부에서도 오래 전부터 내부 검토를 거쳤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사업성 분석 등 내부 검토는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제품 개발에 적극적인 상황은 아니어서 가까운 시일 내 제품이 출시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했다.

 

음식물 처리기 시장은 꾸준히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다나와 리서치에 따르면 국내 음식물 처리기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6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배 수준으로 급등했다. 올해는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음식물 처리기 시장이 성장하는 배경에는 가사 노동이 부족한 1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가 늘어나고 친환경에 대한 관심이 커진 영향이 크다. 

 

음식물 처리기는 통상 모터를 활용한 분쇄와 고온 건조 처리 등을 이용하는 물리적인 방식, 미생물을 활용한 미생물 분해 방식, 두 가지를 모두 활용한 하이브리드 방식 등이 있다.

 

물리적인 방식은 비교적 처리 시간이 짧고 관리가 쉽지만 일부 악취가 남거나 소음이 발생하는 등의 단점이 있다. 미생물 분해 방식은 획기적으로 음식물 쓰레기의 양과 냄새를 줄이고, 친환경적이라는 장점이 있는 반면 상대적으로 음식물 쓰레기 처리 기간이 오래 걸리고, 음식물 투입량과 미생물 관리 등 유지 관리에 신경을 써줘여 한다. 

 

최근에는 1인 가구 등이 늘어 가구별 음식물 쓰레기 양이 많지 않은데다 음식물 처리기의 기술도 개선되면서 구형 기기에서 겪던 불편은 거의 사라졌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시장조사기관 오픈서베이가 지난 3월 발표한 ‘가전제품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20∼59세 소비자가 향후 1년 이내 구매를 희망하는 가전 1위로 음식물 처리기(49.3%)가 선정되기도 했다.

 

일부 지자체는 음식물 쓰레기 감축을 위해 가정당 30만∼50만원 수준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음식물 처리기 지원 사업을 추진하기도 한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