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버스와 시외버스 좌석 예약에 쓰이는 티머니 애플리케이션이 먹통이 되면서 전국 버스터미널에서 혼란이 빚어졌다. 해당 앱을 사용하는 일부 택시도 불편을 겪었다. 전라도 지역에선 전기공급 장애로 열차가 지연 운행됐다.
27일 티머니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6분부터 앱 오류로 인터넷 예매와 터미널 무인발권기, 좌석 QR코드 확인 등 관련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었다. 카드 결제가 안 되거나 이미 발권한 표는 앱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오후 1시43분에는 승차권 예매 대기 인원이 10만명까지 치솟았고 전국 고속·시외버스터미널 140여곳에서 매표와 발권업무가 중단됐다. 터미널에서는 승차권을 수기로 발권하고 현금이나 계좌 이체를 통해 요금을 받아야 했다.
전국 고속·시외버스터미널은 발이 묶인 승객들로 하루 종일 혼잡했다. 휴가를 나온 군 장병과 관광객이 몰린 강원 춘천시외버스터미널 발권기에는 ‘버스 전산망 오류로 매표가 어렵다’는 안내문이 붙었다. 군 장병들은 현장에서 승차권을 발권하기 위해 긴 줄을 늘어섰다. 버스 기사들이 승객들의 좌석번호와 휴대전화 번호를 일일이 대조하면서 출발이 조금씩 지연됐다.
서울 사정도 마찬가지였다. 서초구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선 승객들의 예매·발권 여부를 확인하지 못해 제 시각에 출발하지 못한 버스가 속출했다. 택시 카드 결제 기능도 마비돼 일부 승객은 계좌이체로 결제를 하거나 현금을 내기도 했다. 미터기가 부팅되지 않는 택시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상당수 택시 기사가 차량 운행을 중단한 채 대기해야 했다.
부산종합버스터미널에는 버스표 관련 문의 전화가 폭주하면서 창구 업무가 중단됐다. 특히 부산지역 버스터미널 홈페이지와 전화안내 시스템에서는 앱 오류를 별도로 안내하지 않고 평소처럼 예매 안내를 해 혼란을 더했다.
광주종합버스터미널도 마비됐다. 버스터미널 측은 안내 직원을 기존 4명에서 10명으로 추가 배치해 전산망 장애를 설명하고 발권 업무를 도왔다. 비상 발권 창구 앞에는 승객 수백 명이 몰려들었고 차표 매진이 이어지면서 현장에서 표를 사려고 했던 승객들은 최대 4시간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승객 김모(57)씨는 “전산오류로 비상발권창구에서 표를 받았다”며 “한 시간가량 늦게 출발하게 됐다”고 불편을 토로했다.
이외에도 경기, 대구, 전주 등 전국 곳곳에서도 고속버스 전산망 오류로 매표와 탑승 검표에 차질이 빚어졌다.
티머니 전산망은 오후 2시 41분 고속버스 매표 시스템과 무인 발권기부터 정상화됐다. 오후 3시에는 시외버스 시스템이, 오후 3시10분에는 ‘티머니GO’ 앱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티머니 측은 “티머니 부평 전산센터에서 네트워크 장비 오류로 인한 시스템 장애가 일어났다”며 “불편을 끼쳐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이번 장애로 인해 발생한 피해에 대해서는 보상안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열차 운행도 원활하지 않았다. 이날 오전 오전 11시 41분 전라선 전주역과 익산역 사이 구간 전기공급 장애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일반열차 3대와 코레일 고속열차(KTX) 6대, SRT 2대 총 11대의 운행이 10분에서 최장 1시간 48분 지연됐다. 코레일은 긴급 복구작업을 벌여 오후 1시 24분쯤 운행을 재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