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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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위해 일등석 예매했는데…"승무원 요청 들어 개 죽었다"

미국에서 같이 타는 반려견을 위해 비행기 일등석을 예매했던 남성이 항공사 측 요청으로 이코노미석으로 이동했다가 비행 중 반려견이 숨지자 항공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28일 미 NBC 뉴스 등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는 마이클 콘틸로는 지난 16일(현지시각) 알래스카 항공을 상대로 샌프란시스코 카운티 고등법원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소장에 따르면 콘틸로는 지난 2월 뉴욕발 샌프란시스코행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던 중 반려견인 프렌치 불독 애쉬가 비행기에서 숨진 것과 관련, 알래스카 항공에 계약 위반, 부주의, 고용·감독 부주의, 정서적 고통에 대한 부주의 등을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다.

알래스카 항공 소속 여객기. AP뉴시스

그는 소장에서 "이코노미석으로 이동하라는 요청을 받아 애쉬가 불안해졌고, 이는 건강 문제로 이어져 결국 강아지가 사망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반려견 애쉬가 숨진 것에 대해 "매우 좋지 않은 행위에 따른 직접적이며 예상 가능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콘틸로는 지난해 11월에도 아버지, 프렌치 불독 두 마리와 함께 뉴욕으로 여행을 떠났다. 당시 그는 개들을 위해 비행기 일등석 티켓을 구매했고, 무사히 뉴욕에 도착했다. 뉴욕에 머무는 동안에도 개들은 건강했다. 콘틸로가 비행기를 타기 전에 받았던 동물 병원 진료에서도 수의사는 두 마리 모두 장거리 비행을 해도 괜찮다고 전했다.

 

이에 그는 지난 2월 뉴욕에서 샌프란시스코로 돌아갈 때도 올 때와 마찬가지로 일등석 티켓을 구매했다. 알래스카 항공사 정책에 따라 비행 전 객실 내 반려동물을 동반한다는 사실을 알렸고, 공항에서 개 한 마리당 100달러(약 13만원)의 추가 요금을 지불한 뒤 규정에 맞는 캐리어로 반려견들을 옮겼다.

 

그러나 비행기 이륙 직전 승무원들이 안전상의 이유로 그들에게 이코노미석으로 이동할 것을 요구했다. 그가 반려견들을 이동하면 매우 불안해질 뿐 아니라 호흡과 심장에 위험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콘틸로는 "새로운 좌석은 강아지들이 숨 쉴 수 있는 공간이 적었고, 더 많은 사람과 접하게 돼 강아지들에게 불편을 줬다"며 "그러나 승무원들은 모든 말을 무시하고 당장 이코노미석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말만 반복했다"고 당시 상황을 알렸다.

 

끝내 승무원의 요청을 따른 콘틸로는 반려견 중 한 마리인 애쉬가 좌석 이동 직후 매우 빠르고 무겁게 호흡하며 불안 증세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이후 이들이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했을 때 개의 몸은 완전히 사후경직된 상태였다고 했다.

 

콘틸로는 사망한 반려견에 대해 "자녀가 없는 내게 아들과 같은 존재였다"고 밝혔다. 또 소송을 제기할 때까지 항공사로부터 반려견의 죽음에 대해 어떠한 연락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미국 수의학 협회에 따르면 실제로 퍼그나 불독과 같은 짧은 주둥이를 가진 품종은 비행 중 호흡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아 객실에 탑승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한편 알래스카 항공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현재까지 어떠한 입장도 내놓지 않은 상태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