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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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에 기도 폐쇄…‘하임리히법‧심폐소생술’로 살린 의용소방대원들

고미나 반장 "한 달에 한 번 꾸준히 실습“
"하임리히법·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에 대한 중요성"

행사장에서 김밥을 먹다가 기도가 막혀 의식을 잃은 60대 여성이 주변에 있던 의용소방대원들의 신속한 응급조치로 위기를 넘겼다.

 

지난 26일 제주시 탑동광장 행사장에서 기도 폐쇄 환자 응급처치 중인 소방당국

 

28일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지난 26일 낮 12시 19분쯤 제주시 탑동광장 행사장에서 65세 A씨가 김밥을 먹다가 돌연 쓰러졌다.

 

인근에서 심폐소생술(CPR) 체험 부스를 운영하고 있던 제주소방서 직할 여성의용소방대 소속 박성숙 서무반장과 고미나 현장관리반장은 곧바로 A씨에게 달려가 입 안의 음식물로 기도가 폐쇄된 것을 확인하고는 하임리히법을 실시했다.

 

하임리히법은 음식이나 이물질로 기도가 폐쇄돼 질식할 위험이 있을 경우 흉부에 강한 압박을 줘 토해내게 하는 응급조치다.

 

흉부에 압박을 주자 A씨는 목에 걸린 김밥을 일부 토해냈지만, 산소 공급이 감소해 피부가 파래지는 청색증이 보이고 의식도 잃은 모습도 보였다.

 

박 반장과 고 반장은 상태가 악화되는 A씨를 확인하고는 바로 심폐소생술(CPR)로 전환해 응급처치했다.

 

주변에서 "먼저 김밥을 모두 토해내게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지만, 박 반장과 고 반장은 그동안 교육에서 배운 대로 하임리히법 응급처치에도 의식을 찾지 못한 A씨에게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신고 접수 7분 만에 119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했고, A씨는 병원 도착 전 의식을 회복한 것으로 파악됐다. 병원에 이송되면서 기도의 이물질을 제거하고 산소를 투여받은 덕분이다.

 

박성숙 반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다른 대원 누구라도 그 상황에서는 저희처럼 행동했을 것"이라며 "무엇보다도 환자가 의식을 찾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고미나 반장은 "한 달에 한 번 꾸준히 실습해 온 덕에 당황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즉각적인 처치로 골든타임을 지킬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하임리히법과 심폐소생술 등 응급처치에 대한 중요성을 알리겠다"고 말했다.


고예은 온라인 뉴스 기자 jolichio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