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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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힌 프로젝트’ 효과… 울산 원룸 빈 방 43% ↓

온산·온양 빅데이터 분석

9조원 투입… 2026년 6월 준공
월평균 유동인구 2년 전比 18%↑
주변 상권 매출 최고 19% 상승
완공 뒤 매년 900억 경제효과 기대

에쓰오일이 9조원을 들여 추진하는 ‘샤힌 프로젝트’가 울산지역 한 공단 동네의 유동인구를 늘리고, 골목 상권 활성화 효과까지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대형 사업 추진이 지역소멸 문제 해결의 주된 해법임을 증명한 사례로 평가된다.

 

샤힌프로젝트는 에쓰오일이 온산공단 내 현 공장 인근 42만㎡ 부지에 9조2580억원을 들여 석유화학 기초 원료 에틸렌을 연간 180만t 규모로 생산할 수 있는 세계 최대 시설 등을 구축하는 것을 말한다. 에쓰오일의 최대 주주이자 사우디 국영 석유·천연가스 기업인 아람코의 국내 투자 중 가장 큰 규모다. 지난해 3월 공사에 들어갔고, 2026년 6월 준공 예정이다.

 

28일 울산시에 따르면 시는 투자유치 효과를 살펴보기 위해 울산연구원에 의뢰해 울주군 온산읍과 온양읍의 빅데이터 분석을 했다. 분석엔 울산시가 보유한 공공데이터와 이동통신사·카드사의 민간데이터가 쓰였다.

분석 결과 샤힌프로젝트가 진행되는 온산공단 인근 온산읍과 온양읍의 유동인구는 늘고, 빈 원룸 수는 준 것으로 나타났다. 샤힌프로젝트가 시작된 지난해 3월부터 12월까지 온산읍과 온양읍 유동인구는 월평균 12만3000명. 샤힌프로젝트 시작 전인 2021년 1월~2023년 2월 월평균 유동인구 10만4000명보다 1만9000명(18.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원룸 빈방은 2078실로, 이전 3635실보다 1557실(42.9%) 감소했다. 가구 수는 늘었다. 온산·온양읍 가구 수는 프로젝트 전 2021년 6월 2만2748가구에서, 프로젝트 후 2023년 6월 2만4357가구로 1609가구(7.1%) 증가했다.

 

식당 등 주변 상권 매출도 상승했다. 온산읍의 카드매출은 2021년 717억원에서 2023년 1016억원으로 19.0%, 온양읍은 650억원에서 871억원으로 15.7% 각각 늘었다. 업종별로는 음식업 및 주점업의 카드매출이 가장 많이 증가했다. 온산읍에서 27.5%(90억6000만원), 온양읍에선 25.3%(60억1000만원) 각각 오른 것으로 분석됐다. 사람이 몰리면서 덕신로와 온산로 교통량은 최근 3년간 26.0%(2022년 3만873건→2023년 3만8817건) 증가했고, 상수도 사용량은 7.8%(2021년 3636t→2023년 3918t) 늘었다.

 

에쓰오일 측은 현재 샤힌프로젝트로 하루 평균 3500여명의 근로자가 투입되고 있지만, 설비공사가 본격화하는 내년 초에는 하루 평균 1만명 이상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완공이 될 때까지 지역 건설업체에 약 3조원의 경제효과가 발생하고, 완공 후에는 매년 900억원의 경제효과가 생길 것으로 추산한다. 지방세도 330억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울산시 관계자는 “이번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대형 프로젝트가 지역 사회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기업의 대형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유치해 지역경제가 발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울산=이보람 기자 bora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