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29 이태원 참사 2주기를 맞아 사회적 재난에 대한 국가의 책무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이 대표는 29일 페이스북에 “국가의 무능과 무책임으로 귀한 목숨이 희생되는 일이 다시는 벌어지지 않도록 힘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159개의 우주가 무너지고 159개의 별이 되어버린 지 어느덧 2년이 됐다. 그날 국가는 없었다”며 “국가가 나와 내 가족의 생명을 지켜줄 것이란 믿음은 산산조각 났다.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나라를 만들어야 할 책임은 우리 모두의 몫으로 남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그 막중한 책무를 다하기 위해 끝까지 ‘성역 없는 진상규명’의 길에 앞장서겠다고 약속드린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2년이라는 통한의 세월동안 단장(斷腸)의 고통을 견뎌냈을 유가족들이 외롭지 않도록, 무책임한 정부로 인해 두 번 세 번 헤집어졌을 그들의 상처를 함께 보듬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아무리 감추고 은폐하려 해도 진실은 결국 밝혀진다”며 “특히 ‘꼬리 자르기’식 책임 회피가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한편, 이태원동 참사 현장인 해밀톤호텔 옆 골목엔 희생자들의 이름을 담은 작품들이 전시됐다.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참사 하루 전인 28일 ‘기억과 안전의 길’에서 빌보드 개막식을 열고 희생자들을 기렸다.
이번 참사 2주기 빌보드에는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한 노순택 사진작가와 용산화재참사, 세월호참사 등을 꾸준히 기록해 온 홍진훤 사진작가, 노동자들의 일상을 기록해 온 윤성희 사진작가가 참여했다.
사진 작품과 더불어 참사로 숨진 외국인 희생자들의 출신을 반영해 14개 국어로 번역된 메시지도 함께 게시됐다. 당시 희생자 중에는 대한민국 외에도 미국·중국·일본·베트남·스리랑카·태국·프랑스·호주·오스트리아·노르웨이·러시아·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이란 국적 희생자도 있었다.
이정민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지금은 고요하고 평화로운 이 골목에 휘몰아쳤던 고통과 아우성이 아직 우리 귀에 맴돌고 있다”며 “억울하게 희생 당한 영혼을 애도하며 이곳을 찾는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소중하게 대해주길 바라 마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날 개막식에는 호주인 희생자 그레이스 라쉐드(Grace Rached)씨의 어머니 조안 라쉐드와 동생들, 사촌 언니가 현장을 찾았다. 조안 라쉐드 씨는 작품을 들여다보다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기억과 안전의 길 조성을 담당한 총괄 아트디렉터 권은비 작가는 “전세계에 이태원참사 피해자가 흩어져 있고 전국에서 피해자들이 가슴 아픈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