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방과후에도 학원 대신 학교 머물러 안심” [심층기획-부산 양정초 ‘늘봄학교’ 사례 보니]

학부모들 만족도 ‘업’

“돌봄교실 땐 자격 안 돼 서둘러 퇴근
양질의 프로그램 더 늘었으면 바라”

부산 양정초에 다니는 2학년과 4학년 자녀를 둔 전아린(41)씨는 몇 달 전 업무시간을 오후 6시까지로 늘렸다. 기존에는 아이들을 하교시키느라 오전 3∼4시간만 짧게 근무했지만, 올해 둘째도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이용하면서 근무시간을 늘릴 수 있었다. 둘째는 오후 1시30분쯤 정규수업을 마친 뒤 늘봄학교 프로그램을 2개 정도 듣고 오후 4시쯤 하교한다. 학원은 태권도만 다닌다.

 

전씨는 “예전엔 오전만 일하는 경우는 돌봄교실 자격이 안 돼 신청도 못 했다. 첫째는 저학년 때 오후 1시 전에 끝나 오전만 일하고 하교시키곤 했다”며 “지금 둘째는 좀 더 (학교에) 맡길 수 있어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21일 양정초에서 만난 학부모들은 늘봄학교 정책에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이들은 “학교에 아이가 있어 안심”이라며 “양질의 프로그램이 더 늘면 좋겠다”고 밝혔다.

 

1학년 자녀가 있는 이세화씨는 “아이가 매일 늘봄학교 시간표를 확인할 정도로 좋아한다”며 “앞으로 좋은 커리큘럼들이 쌓여서 3학년까지 쭉 이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늘봄학교는 전국적으론 올해 1학년, 내년 2학년에게 맞춤형 프로그램이 제공되지만 부산시교육청은 선제적으로 올해 2학년, 내년에는 3학년에게도 맞춤형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일본에 머물다 올해 2월 1학년, 5학년 아이들과 한국에 왔다는 재일교포 조정아씨는 “한국에선 다들 학원에 다닌다고 듣고 왔는데 늘봄학교 프로그램이 잘돼 학원이 필요 없다고 느꼈다”며 “아이들이 학교에서 친구들과 함께 머물 수 있어 정서에 좋은 것 같고 저도 안심된다. 일본과 비교했을 때도 좋은 제도”라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올해 초 늘봄학교 프로그램이 빠르게 안내되지 않은 것에 대해선 아쉬움을 표했다. 맞벌이가정이 제도를 활용하려면 늘봄학교 시간표가 빨리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최윤홍 부산시교육청 부교육감은 “내년 신학기 수업은 수요조사를 통해 학부모들이 원하는 수업으로 구성하고 계획도 빨리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천홍 교육부 교육복지늘봄지원국장도 “현재 교육청별로 내년도 수요조사를 준비 중”이라며 “유치원에서도 늘봄학교 안내를 하는 등 내년 프로그램이 안정적으로 운영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부산=김유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