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우크라-러 몰래 협상"…일단 에너지 의제지만 확대 가능성 주목

서방언론, 소식통 인용 보도…"협상 따라 이미 일부 타격빈도↓"
쿠르스크 상황이 핵심변수…"공식 휴전협상 가는 길 되나 시선집중"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에너지 기간시설에 대한 상호 공격을 중단하는 데 대한 초기 논의를 시작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소식통을 인용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합의가 이뤄진다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최대 긴장완화 조치로서 휴전 협상으로 가는 마중물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귀추가 주목된다.

우크라이나 고위 당국자를 포함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최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지난 8월 중단된 에너지 시설 공격 중단 관련 논의가 진행 중이다.

우크라이나 고위 당국자는 또 최근 이미 양국이 정보기관 합의에 따라 서로의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 빈도를 줄였다고도 전했다.

지난 8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카타르의 중재로 에너지, 전력 기반 시설에 대한 상호 공격을 중단하는 합의에 대해 비밀리에 협상할 예정이었으나 당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을 기습 공격하면서 협상이 좌절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1년 넘게 순항미사일과 드론으로 우크라이나의 전력망을 공격해왔다.

이로 인해 우크라이나 발전소들은 회복할 수 없는 손상을 입어 우크라이나 전역에 정전을 유발했다.

우크라이나 역시 장거리 드론으로 러시아의 석유 시설을 공격해왔다. 이에 따라 러시아의 정유 공장과 저장소 등이 불에 탔고, 이는 러시아의 정유를 15%가량 감소시켜 전 세계 유가를 올리는 결과로 이어졌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작년 가을에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서로의 에너지 시설을 공격하지 않기로 '암묵적 합의'를 했었다고 한다.

그 결과로 지난 겨울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을 자제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가 공격을 중단하라는 미국의 경고를 무시하고 올해 2~3월 다시 러시아의 석유 시설에 대한 드론 공격을 재개했고 이 암묵적 합의는 깨졌다는 것이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이번에 합의가 나온다면 2022년 2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가장 중요한 완화 조치가 될 것이며 앞으로 공식적인 휴전 협상으로 가는 길을 닦을 수 있다고 FT는 짚었다.

FT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이미 양국의 에너지 시설에 대한 공격을 서로 중단하는 것이 상호 이익에 부합하는 것이라는 데에는 이미 동의한 바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번 논의에서도 쿠르스크가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러시아 크렘린 고위 당국자는 푸틴 대통령이 쿠르스크에서 우크라이나 군대를 몰아내기 전까지는 이번 합의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자도 러시아에 협상을 압박하기 위해 정유 시설 등의 목표물을 계속 공격할 계획이라며 "우리는 협상을 압박할 레버리지(영향력)이 많지 않다"라고 전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