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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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낙하산 인사', 전문성 평가서 '낙제점'...'수억 연봉' 꿀꺽

'낙하산 인사' 공공기관 상임감사, 대다수 '낙제점'
정일영 의원 "공공기관 '특혜 보은 인사' 중단돼야"

정부의 '낙하산 인사'로 비판받는 공공기관 상임감사 대다수가 전문성 평가에서 사실상 '낙제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정일영 국회의원(인천 연수을)이 기획재정부로부터 제출받은 '2023년도 공기업·준정부기관 상임감사 직무수행실적 평가'를 분석한 결과, 소위 ‘윤석열 정부 낙하산 인사’로 비판받는 상임감사 대다수가 전문성 평가에서 최하점을 받았다. 

 

자료 정일영 의원실.

 

기획재정부는 공공기관운영법 제36조에 따라 2월부터 6월까지 59개 공기업·준정부기관의 상임감사 등을 대상으로 직무수행실적을 평가했다. 상임감사는 공공기관운영법에 따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기획재정부 장관이 임명하게 돼 있다. 평가대상은 지난해 12월 기준 임용된 지 6개월이 지난 공공기관의 상임감사 등이며 평가단은 기획재정부 장관이 위촉한 대학교수 등 외부 인사 10명으로 구성됐다.

 

직무수행실적 평가방법은 ▲상임감사 전문성 확보, ▲상임감사의 윤리성 및 독립성 확보, ▲내부감사 운영성과 및 사후관리의 적정성 등으로 구성됐으며 이렇게 합산된 점수는 4개 등급(A(우수), B(양호), C(보통), D(미흡))으로 측정됐다.

 

우선 평가단은 한국국토정보공사의 상임감사·감사위원에 대해 C등급을 측정했다. 특히 이태용 상임감사에 대해서는 “기관의 신뢰성 있는 재무정보 등을 위한 상임감사의 지원과 독려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상임감사로서 책임감이 전무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해당 상임감사 연봉은 1억 3,300만원이다. 

 

다음으로 한국전력기술 상임감사·감사위원에 대해서는 A등급을 줬지만, 윤상일 상임감사에 대해서는 “기관 업무에 대한 이해도와 사회현안에 대한 이해도 등 전문성 영역에서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사실상 전문성이 없다는 것을 지적한 셈이다. 윤 상임감사는 과거 한나라당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지낸 적이 있어 대표적인 낙하산 인사가 아니냐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해당 상임감사 연봉은 1억 7,600만원에 달한다. 

 

이 밖에도 ▲주식회사 SR(C등급) 상임감사 A씨(尹 대통령경호처 출신)에 대해서는 ‘전문성 지수 부족’, ▲한국수력원자력(B등급) 상임감사 B씨(국민의힘 지역구 사무국장 출신)에는 ‘실적이 저조하므로 개선 필요’, ▲주택도시보증공사(B등급) 상임감사 C씨(국민의힘 국회의원 출신)에는 ‘주택보증 업무에 대한 상임감사 전문성 제고 필요’등 공공기관의 상임감사로서 업무능력과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잇따라 나왔다.

 

앞서 정 의원은 10일 국정감사에서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심의 등을 거친 ‘윤석열 정부 낙하산 인사’ 175명 중 직무 연관성이 있는 자는 겨우 32명에 불과했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이던 2021년 10월 "캠프에서 일하던 사람을 공공기관장이나 임원을 시키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낙하산 인사 관행은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정 의원은 “공공기관 임원의 전문성은 기관의 운영성과는 물론 국익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만큼 이러한 전문성 없는 ‘특혜 보은 인사’는 반드시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진우 기자 realston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