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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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절반 ‘쓰레기’?… 바이든 “쓰레기는 트럼프 지지자들” 공세하려다 역공 빌미

공화당 “평범한 미국인 비하” 역공
민주당에서도 비판 목소리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난 미국인들을 모욕하지 않을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의 유세장에서 “푸에르토리코는 쓰레기 섬”이라는 혐오 발언이 나와 논란이 거센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이 공세에 가담하려다 오히려 역공 빌미를 제공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사저가 있는 델라웨어주에서 대선 사전 투표를 마친 뒤 취재진의 물음에 답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29일(현지시각) AP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라틴계 유권자 단체와 통화에서 “얼마 전 트럼프 집회에서 한 연설자가 푸에르토를 떠다니는 쓰레기 섬이라고 불렀다”며 해당 발언을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내 고향인 델라웨어주의 푸에르토리코인들은 선량하고 훌륭한 명예로운 사람들”이라고 옹호했다. 이어 “내가 보는 유일한 쓰레기는 그(트럼프)의 지지자들뿐”이라며 “그가 라틴계를 악마화하는 건 비양심적이며 미국적이지 않다. 우리가 해온 모든 일, 지내온 모든 것과 완전히 상반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발언이 공개된 뒤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후보의 지지자들을 ‘쓰레기’로 불렀다며 거센 논란이 일었다. 사실상 미국인 절반을 ‘쓰레기’로 깎아내렸다는 지적이다.

 

마르코 루비오 공화당 상원의원(플로리다)은 이날 펜실베이니아 앨런타운에서 열린 트럼프 후보 유세에서 “조금 전 바이든이 우리 지지자, 애국자들을 쓰레기로 불렀다”며 “조국을 사랑하는 평범한 미국인들에 대해 한 말”이라고 공격했다.

 

트럼프 후보도 2016년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가 모금 행사에서 자신의 지지자들을 “개탄스러운 사람들”이라고 발언한 것과 연결시키며 “그보다 더 나쁘고 끔찍하다”고 비난했다.

 

민주당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나왔다. 조슈아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는 CNN에 “내가 지지하지 않는 후보를 지지하기로 선택하더라도, 난 펜실베이니아의 선량한 주민이나 미국인들을 모욕하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논란이 거세지자 백악관은 해명에 나섰다. 앤드루 베이츠 백악관 부대변인은 성명을 내 “바이든 대통령이 쓰레기라고 언급한 건 (트럼프 유세) 집회에서 나온 혐오스러운 수사”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소셜미디어(SNS) 엑스(X, 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트럼프) 집회에서 지지자가 푸에르토리코에 대해 쏟아낸 혐오스러운 수사를 쓰레기라고 표현했는데, 이건 내가 생각할 수 있는 유일한 단어”라고 맥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가 하려던 말은 그게 전부”라며 “그 집회에서 나온 발언은 우리의 국가로서 정체성을 반영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