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발효될 것으로 전망되는 한국과 필리핀 간 자유무역협정(FTA)이 핵심 광물과 친환경차 등 양국 주력 수출품 경쟁력을 크게 향상할 것으로 기대된다.
30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필리핀 상원은 지난 9월 한·필리핀 FTA 비준을 완료했고, 우리 정부는 지난달 국회에 비준 동의안을 제출했다.
비준이 끝나면 양국이 부수법률을 정비하고 FTA 발효 일자를 합의해 발효 포고문을 공포하는 절차가 남았다.
한·필리핀 FTA로 한국은 필리핀에 94.8%의 품목을, 필리핀은 한국에 96.5% 품목을 개방해 관세를 철폐하게 된다.
국산 화물차와 승용차의 관세가 즉시 철폐되고 친환경차는 5년간 단계적으로 철폐된다. 특히 승용차와 친환경차의 경우 필리핀 시장 80%가량을 장악한 일본에 대한 관세가 20%에 달하는 만큼, FTA 발효로 국산 자동차의 수출경쟁력이 대폭 개선될 전망이다.
FTA는 한국의 핵심 광물 자원 확보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미국지질조사국에 따르면 필리핀은 니켈 생산량 세계 2위, 코발트 생산량 세계 4위다. 니켈과 코발트는 전기차 배터리 양극재의 핵심 소재로 한·필리핀 FTA 발효 시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를 기대할 수 있다.
이 밖에 가공식품(5∼10%), 인삼(5%), 고추(5%), 배(7%), 고등어(5%) 등의 관세가 15년 이내에 철폐되고, 한류와 함께 우리 주요 농·수산물의 인기가 오르고 있어 필리핀 시장 수출 기반이 확장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은 중국, 미국, 일본, 싱가포르와 함께 필리핀의 5대 교역국이고, 필리핀은 한국의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3대 수출국 중 하나다. 코트라에 따르면 필리핀의 한국산 주요 수입 품목은 전자부품, 화석 연료, 수송기계, 비철금속제품 등으로 우리나라 15대 주력 수출 품목의 수입 비중이 전체 품목의 70%를 상회한다.
지난해 기준 한·필리핀 교역액은 130억달러를 돌파했는데, 업계에선 인구 1억1000만여명 필리핀의 거대 내수 시장을 감안하면 여전히 수출 잠재력이 큰 시장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B), 아시아개발은행(ADB) 등은 내년 필리핀 경제성장률을 6.1∼6.2%로 전망하며 고성장 기조를 이어나갈 것으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