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질이 장난 아닙니다. 언제 그랬냐는 듯이 이렇게 쓱 지나가 주시면 알아서 (각질이) 이렇게 딱 탈락이 돼요.”
TV홈쇼핑 방송에서 시원하게 닦이던 각질이 실제 각질이 아닌 밥풀(녹말)이었다. 밥풀 등으로 각질을 연출해 각질제거제를 판매한 홈쇼핑들이 법정제재를 받게 됐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지난 28일 회의를 열고 각질제거제 판매 방송을 하면서 ‘가짜 각질’을 사용해 시청자를 오인케 할 수 있는 시연 장면을 연출한 홈쇼핑 업체 4곳에 대해 각각 법정제재인 ‘주의’를 의결했다.
법정제재를 받은 홈쇼핑 업체들은 GS리테일·SK스토아·현대홈쇼핑·W쇼핑 등 4곳이다.
홈쇼핑 업체들은 방송 당시 각질이 잔뜩 끼어있는 모델의 발을 각질제거제로 깨끗하게 닦아내는 장면을 보여줬는데 실제 각질이 아니라 밥풀과 딱풀 등으로 연출한 것이었다.
실제로 “발뒤꿈치 이렇게 많았던 수북했던 각질들이 그냥 바르자마자 녹여주고요”(GS 마이샵 2월20일 방송)”, "방송을 위해서 일주일 남짓을 모았다는 표현은 좀 웃기시죠. 열심히 모았어요"(SK 스토아 2월25일 방송) 등의 발언이다.
출연자들은 “방송을 위해서 (각질을) 일주일 남짓 모았다” “각질이 장난이 아니다” “저도 관리한다고 하는데 이 계절이라 그렇다” 등 밥풀로 연출한 각질이 실제 각질인 것처럼 표현하며 제품 효과가 뛰어나다는 점을 강조했다.
심의위원들은 ‘이해를 돕기 위한 연출이라면 명백히 밝혔어야 한다’며 중징계가 필요한 정도의 규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류희림 위원장은 “녹화된 프로그램이고 심의팀이 쇼호스트의 멘트를 봤을 것”이라며 “쇼호스트가 진짜 각질인 것처럼 속이는 수준이라 기만의 정도가 심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의견진술을 위해 출석한 홈쇼핑 관계자들은 “부적절한 연출을 사과드린다”며 “재발 방지에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해졌다.
한편 방심위 결정은 ‘문제없음’, 행정지도 단계인 ‘의견제시’와 ‘권고’, 법정제재인 ‘주의’ ‘경고’ ‘프로그램 정정·수정·중지나 관계자 징계’ ‘과징금’으로 구분된다. 법정제재부터는 방송사 재허가·재승인 시 감점 사유로 적용돼 중징계로 인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