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소송과 관련해 “마치 이완용 후손의 재산 환수 소송을 보는 듯 하다”고 비판했다.
홍 시장은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정치인의 불법자금이 기업에 유입되어 30여년 후에 1조원 이상 불어났다고 해서 그 돈이 국가에 환수되지 않고 후손에 귀속되는 게 정의에 맞는가”라고 지적했다.
지난 5월 항소심 재판부가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로 1조3808억원을 지급하도록 판결한 내용을 가리킨 것으로 해석된다. 당시 노 관장 측은 부친인 노태우 전 대통령이 사돈인 최종현 선대회장에게 비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주장하며 ‘선경 300억’이라고 적힌 김옥숙 여사의 메모와 약속어음 사진 등을 재판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메모 등을 바탕으로 노 관장 측이 항소심에서 유리한 판결을 이끌어 내긴 했지만, 정치권 등에서는 이를 계기로 노 전 대통령 일가의 비자금 문제를 재수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홍 시장은 “아무리 불륜을 응징하는 재판이지만 그건 아닌 것 같다”고 사실상 노 관장 측을 비판하며 “마치 이완용 후손 재산 환수 소송 같다”고 비유했다.
홍 시장은 1993년 서울지검 강력부 검사 시절 노태우 정권에 대한 수사를 벌여 ‘6공의 황태자’라고 불리던 박철언 전 장관 등 권력 실세들을 구속하면서 이름이 알려졌다. 나중에 그가 수사한 슬롯머신 사건은 드라마 ‘모래시계’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