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 정몽구 명예회장과 정의선 회장의 27년 뚝심과 신념의 합작품인 차세대 수소전기차(FCEV) 콘셉트카 ‘이니시움’이 31일 마침내 베일을 벗었다.
이니시움은 내년 상반기 출시를 앞둔 넥쏘 후속 모델에 들어갈 신기술이나 디자인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모델이다. 이니시움은 라틴어로 ‘시작’을 뜻하는 단어로, ‘수소 사회를 여는 선봉장’이라는 의미가 담겼다.
현대차는 이날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클리얼리 커미티드(Clearly Committed): 올곧은 신념’ 행사에서 이니시움을 공개했다.
이니시움은 기존 2세대 연료전지스택을 개선함으로써 주행거리와 출력 등을 이전보다 향상시켰다. 우선 수소탱크 용량이 늘어났고 휠·타이어 저항을 낮춰 한번 충전으로 650㎞를 주행할 수 있다. 이는 넥쏘의 항속거리(609㎞)보다 41㎞ 더 길다. 모터 최대 출력도 넥쏘(113㎾)보다 개선된 150㎾에 달한다. 전기차 대비 수소차가 가진 강점을 더욱 강화한 모습이다.
이외에도 현재 불충분한 수소인프라 문제를 고려해 ‘수소전기차 루트플래너’ 기능이 추가됐다. 이는 목적지까지 수소충전소를 효율적으로 경유할 수 있는 길 안내 및 수소충전소 위치와 영업시간 등의 정보를 제공한다.
장재훈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내년이면 수소사회에 대한 현대차 결실인 새로운 수소전기차가 세상에 나오게 될 것”이라며 “수소 분야 선도사업자로서 수소차 시장을 더 크게 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이니시움 공개는 정몽구 명예회장부터 정의선 회장까지 대를 이어온 현대차의 수소 생태계 구축에 대한 의지를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대차는 1998년 수소 전담조직을 구성한 뒤 7년 뒤인 2005년에는 환경기술연구소(마북연구소)를 설립하며 수소전기차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당시 환경기술연구소를 방문한 정몽구 명예회장은 “돈 걱정은 하지 말고 젊은 기술자들이 만들고 싶은 차는 다 만들어 보라. 돈 아낀다고 똑같은 차 100대 만들 필요 없다”며 연구원들의 전폭적으로 지원한 바 있다. 정의선 회장 또한 올해 초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수소 에너지로의 전환은 미래 세대를 위한 것”이라는 비전을 제시하며 지원 강화 의사를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