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31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한·미는 연례안보협의회의(SCM)를 통해 북한 핵 사용 상황을 작전계획에 반영하는 작업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북 도발에 대응해 신규 대북 독자 제재를 결정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군은 이날 오전 7시10분쯤 북한이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쏜 ICBM 1발을 포착했다. 미사일은 고각으로 발사돼 약 1000㎞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 일본 방위성은 최고고도 7000㎞ 이상, 비행시간은 86분으로 분석했다.
북한이 쏜 미사일 중 최대치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신형 고체 추진 장거리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최근에 북한이 공개했던 12축짜리 이동식발사차량(TEL)에서 쐈을 가능성이 있어 추가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또 “한·미 국방장관은 미측 전략자산 전개하 연합훈련 등 다양한 대응방안을 강력하게 시행할 것”이라고 했다.
북한 ICBM 발사는 한·미 국방장관이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SCM을 개최한 지 다섯 시간 만에 이뤄졌다. 김용현 국방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SCM 공동성명에서 “향후 연합연습에는 북한 핵 사용에 대한 대응을 포함한 현실적인 시나리오를 포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한·미는 다음 달 열릴 4차 핵협의그룹(NCG) 회의에서 핵·재래식 통합(CNI) 개념 초안을 마련한 뒤 내년 8월 을지자유의방패(UFS) 연합연습 기간에 CNI 도상연습(TTX)을 진행할 예정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북한이 어떠한 기습 도발도 획책할 수 없도록 빈틈없이 대비할 것”이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실은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이날 오전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신규 대북 독자 제재를 결정했다. 북한의 고체연료 탄도미사일 개발에 사용될 수 있는 15개 품목을 감시 대상에 포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