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사업 포트폴리오 리밸런싱(구조조정)의 핵심인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 법인이 1일 공식 출범했다. 이번 합병으로 올해 상반기 기준 자산 105조원 규모 아시아·태평양 지역 민간 최대 종합 에너지 회사가 탄생했다.
이날 SK이노베이션은 SK E&S와의 합병과 함께 자회사 SK온과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의 합병 절차를 마무리했다. 내년 2월 1일에는 SK온과 SK엔텀도 합병한다.
이번 합병으로 SK이노베이션은 석유 에너지, 화학, 액화천연가스(LNG), 전력, 배터리, 신재생에너지 등 현재와 미래의 에너지를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통합 SK이노베이션은 각 사업과 역량을 통합해 다양한 에너지 수요에 대응하는 맞춤형 에너지 솔루션을 제공하는 ‘토탈 에너지&솔루션 컴퍼니’를 지향한다는 방침이다.
SK E&S는 SK이노베이션 내 사내독립기업(CIC) 형태로 운영된다. 새로운 사명으로 ‘SK이노베이션 E&S’를 사용한다. 기존 사업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조직 안정화로 합병 시너지를 극대화 한다.
합병 이후 SK E&S 법인은 사라지지만 ‘SK 이노베이션 E&S’라는 새로운 CIC 브랜드와 신규 기업 이미지로 사업을 이어 나갈 계획이다.
조직 운영도 기존 체제를 유지하면서 사업 경쟁력을 지속할 예정이다.
SK온 역시 이번에 합병한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의 새 사명을 ‘SK온 트레이딩인터내셔널’로 정하고 CIC 체제로 운영한다. 이번 합병을 계기로 SK온은 배터리 원소재 조달 경쟁력을 높이고, 재무 건전성을 강화해 사업 경쟁력을 키워 나간다는 계획이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지난 7월 합병 발표 이후 ‘통합 시너지 추진단’과 ‘에너지 솔루션 사업단’을 꾸려 사업 구체화를 준비해왔다.
통합 시너지 추진단은 SK 울산콤플렉스(CLX) 내 자가발전 설비를 갖추고 LNG를 직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SK이노베이션 계열사를 활용한 재생에너지 직접구매계약(PPA) 사업 확대도 모색 중이다.
에너지 솔루션 사업단은 SK그룹 관계사의 전력 수급을 최적화하는 사업,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에 토털 에너지 솔루션을 제공하는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박상규 SK이노베이션 사장은 이날 “이번 합병으로 균형 있는 에너지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더 큰 미래 성장을 그릴 수 있게 됐다”며 “사업간 시너지로 고객과 시장을 더욱 확장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한편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이날 SK이노베이션의 장기신용등급을 투자부적격 등급인 ‘BB+’에서 투자적격 등급인 ‘BBB-‘로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S&P는 SK이노베이션이 SK E&S와의 합병으로 사업 위험도가 감소했다고 판단했다.
S&P는 “SK E&S의 안정적인 사업이 더해지며 정유·화학 부문의 높은 경기 민감도에 따른 실적 변동성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SK이노베이션은 도시가스와 발전 사업이 창출하는 현금 흐름을 이용해 필요한 투자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합병법인인 SK이노베이션의 배당 성향이 합병전 SK E&S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돼 SK E&S가 모기업에 지급해오던 배당금 일부도 내부에 유보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S&P는 실적에 대해선 올해는 부진할 것으로 보이지만, 내년에는 소폭 회복세를 보일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S&P는 이날 SK이노베이션의 계열사인 SK지오센트릭의 신용등급 역시 ‘BB+’에서 ‘BBB-’로 상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