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노숙인을 성폭행하고자 다량의 수면제를 복용시켜 사망에 이르게 70대 남성이 1심의 징역 25년형 선고에 불복 항소했다. 검찰 또한 항소해 쌍방 항소에 의한 2심이 열리게 됐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은 조모(75)씨의 강간, 강간살인,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에 징역 25년형을 선고한 1심 판결에 대해 지난달 29일 항소장을 제출했다. 조씨 측은 전날인 10월 31일 항소장을 냈다.
앞서 지난달 24일 열린 1심 선고 공판에서 재판부는 “피고인은 오로지 자신의 성욕을 위해 피해자가 심각한 건강 악화 상태에 빠졌음에도 수면제를 계속 복용시켜 강간했다. 피고인에 의한 범행은 반인륜적이고 재범 가능성도 높다”며 조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아울러 조씨의 재범 위험성을 고려해 5년간의 보호관찰과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80시간 이수도 명했다.
강간살인에 대한 법정형은 사형 또는 무기징역으로 규정돼 있다. 그러나 현재 75세인 조씨의 상황에선 징역 25년형도 무기징역과 유사한 결과에 이를 것으로 판단했다.
조씨는 지난 3월 29일부터 4월 3일까지 서울 영등포구의 한 숙박업소에서 피해자 A(58)씨와 함께 투숙했다. 이 과정에서 조씨는 A씨 몰래 수면제 36~42정을 5차례에 걸쳐 먹인 뒤 성폭행을 시도했고, 의식을 잃은 A씨는 결국 폐혈전 색전증으로 사망했다.
조씨가 A씨에게 먹인 수면제 양은 최대 12~14일치 복용량에 달한다. 조사 결과 조씨는 A씨가 헛손질을 하거나 횡설수설하는 등 심각한 증세를 보임에도 적절한 구호 조치 없이 성폭행을 목적으로 계속 수면제를 먹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조씨는 지난 2월에도 유사한 수법으로 A씨를 성폭행한 것으로도 파악됐다.
A씨는 지난 4월3일 오후 숙박업소 객실에서 홀로 숨진 채 발견됐고, 경찰은 이튿날 충북 청주시에서 조씨를 검거해 구속했다. 이후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이 그를 구속기소 했다. 지난 7월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A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