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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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때문에 착륙 못했는데"… 승무원 무릎 꿇린 비즈니스석 승객들

“콩레이 영향으로 세 차례 착륙 실패”…도착 1시간 지연
승객들 거센 항의에 한 승무원이 사과…영상에 대만 공분

태풍 영향으로 예정된 시각에 착륙하지 못한 항공기에서 승무원이 승객 앞에 무릎을 꿇고 사과하는 영상이 공개돼 공분을 사고 있다.

 

1일(현지시각) 대만 FTV 등에 따르면 이날 중화항공 CI782편은 베트남 호찌민 국제공항을 출발해 오후 3시 15분 대만 타오위안 국제공항에 착륙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태풍 콩레이의 영향으로 세차례 착륙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태풍으로 착륙이 지연된 대만 중화항공 항공기에서 승무원이 무릎을 꿇은 채 승객에게 사과하는 모습. 스레드 캡처

결국 항공기는 대만 남부 가오슝 국제공항으로 회항해 주유를 마친 뒤 1시간여 지연된 오후 4시 19분 타오위안 공항에 착륙했다.

 

착륙이 지연되면서 일부 비즈니스석 승객들은 승무원에게 거세게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한 승무원은 무릎을 꿇은 채 두 손을 모아 사과했다. 기내 안전을 위해 승무원이 희생 한 것으로 보인다.

 

이 모습은 이코노미석에 탑승한 승객이 휴대전화로 촬영해 온라인상에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영상에는 허리에 손을 얹고 항의하는 남성과, 무릎을 꿇은 채 자초지종을 설명하는 듯한 남성 승무원의 모습이 담겼다.

 

해당 영상을 올린 승객은 “태풍으로 항공기가 세 번이나 착륙에 실패하고 가오슝에서 급유하고 타이베이로 돌아가기 위해 대기 중 이었다”며 “그런데 비즈니스석 승객이 난동을 부렸고 지상 승무원이 다가와 무릎을 꿇었다”고 설명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태풍으로 비행기가 착륙하지 못했는데 누구를 탓하냐” “승무원 잘못이 아닌데 왜 무릎을 꿇어야 하나” 등의 반응을 보이며 분노했다.

무릎 꿇은 대만 승무원. 스레드 캡처

항공기 안에서 승무원을 향해 고성을 지르는 등 소란을 피우는 행위는 기내 안전을 위협하는 위법 행위다. 우리나라의 경우 폭언이나 고성방가 등 승객의 기내 난동 행위에 대해 5~10년 이하의 징역이나 최대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한편 태풍 콩레이는 전날 오후 1시40분쯤 대만 타이둥현 청궁진에 상륙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상륙 후 약 5시간 동안 최소 3명이 목숨을 잃는 등 500여명의 사상자를 발생시켰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