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4일 국회에서 열리는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 불참할 것으로 보인다. 2013년 박근혜 대통령 이후 11년간 현직 대통령이 줄곧 참석해온 터다. 야당은 “아내 김건희 여사가 하라는 것 말고는 하고 싶은 일만 하려는 대통령은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3일 서면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 불참에 대해 “87년 민주화 이후 최초로 국회 개원식 불참 기록을 남기더니 이번에는 대통령 시정연설 패스”라며 “10년 넘게 이어져 온 대통령 시정연설의 아름다운 전통도 무참히 깨뜨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정연설에 대해 “677조에 달하는 예산을 쓸 권리를 휘두르는 게 아니라 국민의 소중한 혈세 677억원을 어찌 쓸지 그 예산의 주인이자 수혜자인 국민에게 정중히 허락을 구하는 자리”라며 “그건 대통령의 책임이다. 어디에, 얼마나, 어떻게 쓸지 국민에게 예의를 갖춰 허락을 구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올해는 명태균씨 녹취가 불어온 파장과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 의료 대란 등 현안에 대해 대통령 입장을 밝혀야 할 부분도 많다”고 했다.
강 원내대변인은 “피한다고 능사가 아니다”라며 “개원식도 오기 싫고 시정연설도 하기 싫다니 대통령 자리가 장난이냐”고 비판했다.
4일 국회 시정연설은 한덕수 국무총리가 연설문을 대독할 걸로 보인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1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와 관련해 “현재로선 총리께서 나가시는 거로 제가 알고 있다”며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은 매년 있는 건 아니고, 총리가 대신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