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너를 넘어야 무패가 이어진다” 현대캐피탈·한국전력, 개막 5연승 길목에서 ‘빅뱅’

“너를 넘어야 무패가 이어진다”

 

남자 프로배구 2024~2025시즌 초반 무패 행진을 벌이고 있는 현대캐피탈과 한국전력이 개막 후 5연승의 길목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2024~2025 V리그 남자부 시즌 초반 최고의 빅매치다.

 

현대캐피탈은 6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으로 한국전력을 불러들여 2024~2025 1라운드 맞대결을 벌인다. 현대캐피탈과 한국전력은 시즌 개막 후 쾌조의 4연승 행진을 벌이며 1라운드 전승을 노리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레오와 허수봉, 신펑가 이루는 ‘삼각편대’의 공격력은 7개 구단 최강이라는 평가다. 팀 리시브 부문 7위에 올라있음에도 팀 공격종합 2위에 올라있는 비결은 세 선수가 언제든 확률 높은 공격을 때려주기 때문이다.

 

V리그 남자부 역대 최고의 외국인 선수인 레오는 지난 3년간 OK저축은행에서 뛰었으나 올 시즌을 앞두고 OK저축은행 오기노 마사지 감독이 ‘특정 선수에게 편중되지 않는 배구를 하겠다’는 방침 아래 재계약을 포기했고, 다시 트라이아웃에 나왔다. 지명권 2순위를 얻은 현대캐피탈의 선택은 당연히 레오였다. 레오는 4경기서 76득점(5위), 공격 성공률 50.37%(6위)로 이름값에는 다소 미치지 못하는 활약이지만, 필요한 순간에는 해결사 역할을 제대로 해주고 있다.

 

레오는 존재만으로 상대 블로킹들을 끌어당기는 ‘그래비티’를 일으키는 선수다. 레오의 그래비티의 혜택을 보는 선수는 토종 에이스 허수봉이다. 허수봉은 4경기에서 72점(6위)에 공격 성공률은 61.17%로 전체 1위에 올라있다. 2위인 아히(54.88%)와의 격차가 6%가 넘을 정도로 압도적인 공격성공률 1위이자 리그 유일의 60% 이상의 공격 성공률을 기록 중인 허수봉이다.

 

신펑은 공격에선 아직 기복이 심하지만, 경기 분위기를 단숨에 바꾸는 서브에서는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서브 부문에서 허수봉(세트당 0.438개)이 3위, 신펑(0.385개)이 4위, 레오(0.313개)가 8위에 올라있는 현대캐피탈은 팀 서브득점에서도 세트당 1.500개로 1위에 올라있다.

 

현대캐피탈은 레오와 허수봉, 신펑만 있는 게 아니다. 세 선수 중 흔들리는 선수가 있을 경우 전광인이 곧바로 코트로 출격한다. 데뷔 후 항상 주전으로 뛰었던 전광인이지만, 이제는 ‘슈퍼 서브’로 변신해 불을 끄는 소방수 역할을 맡고 있다.

 

시즌 전부터 대한항공과 ‘양강’을 형성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은 현대캐피탈의 상승세는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 반면 한국전력의 개막 후 전승 행진은 예상을 깬 돌풍이다.

 

한국전력은 통합우승 4연패에 빛나는 대한항공과의 시즌 첫 경기를 풀세트 접전 끝에 3-2로 승리한 기세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개막 후 4연승은 팀 기록이다.

 

한국전력은 아시아쿼터 외국인 선수인 세터 야마토 나카노(등록명 야마토)의 안정적인 경기 운영이 돋보인다. 지난 시즌 아시아쿼터 리베로였던 료헤이가 빠져나간 공백이 우려됐던 리베로 자리에서도 2년차 김건희가 든든하게 활약을 해주고 있다. 외국인 아포짓 루이스 엘리안 에스트라다(등록명 엘리안)가 기복을 보이고 있지만, 주전 멤버 서재덕과 임성진은 물론 아웃사이드 히터와 아포짓을 모두 소화하는 교체 멤버 구교혁도 위기의 팀을 구하기도 했다. 베테랑 미들블로커 신영석과 ‘이적생’ 전진선의 중앙도 견고하다. 한국전력은 리시브 1위는 물론 득점과 공격종합, 블로킹 부문에서 모두 선두를 달리고 있다. 현시점 가장 안정적인 전력을 보여주는 팀은 한국전력이다.

 

엘리안

전문가들도 두 팀의 맞대결에 대해 백중세를 점치고 있다. 현대캐피탈을 10년간 이끌었던 최태웅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현대캐피탈은 공격력에서는 다소 우위를 보이지만 세터 황승빈이 아직 팀에 녹아들지 않았다”면서 “이와 달리 한국전력은 세터 야마토가 안정감이 있는 반면, 엘리안의 후위 공격 성공률이 높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어 “양팀 모두 공격에 기복이 많은 편이어서 어느 팀이 이긴다고 말할 수는 없어도, 3-0 경기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천식 SBS 스포츠 해설위원도 “어느 팀의 일방적 우세를 점치기 어려울 정도로 백중세”라면서 “세터들의 활약이 승부를 가르는 최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