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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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百·이마트 분리에 ‘내 상품권은?’…신세계 “안심하고 쓸 수 있다”

신세계그룹의 백화점과 이마트 계열 분리 결정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나온 ‘상품권 사용’ 불가 우려
신세계 “계열 분리 완료 아냐… 향후 고객들에게 별도 안내 예정”
신세계그룹이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의 계열 분리를 공식 발표한 지난달 3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의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얼마 전에 신세계상품권 생겼는데 분리 전에 이마트에서 얼른 써야겠다. 이게 무슨 날벼락이야.”

 

앞서 신세계그룹이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의 계열 분리를 공식 발표한 지난달 30일 이후, ‘엑스(X·옛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이 같은 글이 눈에 띄었다. 대체로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의 ‘계열 분리’에 주목한 반응인데, 각종 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이와 비슷하게 ‘신세계백화점 상품권을 이제 이마트에서 쓰지 못하느냐’는 등 게시글이 줄을 이었다. 이러한 반응은 시중에서 아직 유통되지 않은 신세계백화점 상품권 액수가 거액인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4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의 올해 6월30일 연결 기준 상품권 잔액은 약 6788억원이다. 지난해 12월31일의 약 7062억원보다 274억원 정도 줄었다. 이마트 상품권 잔액은 지난해 12월31일 기준 약 1조4054억원에서 약 1조4032억원(올해 6월30일)으로 22억원가량 감소했다.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 상품권 잔액의 이 기간 감소는 그만큼 소비자들이 썼다는 얘기다.

 

재무제표에서 상품권은 발행 시 ‘부채’로 잡힌다. 고객이 사용했을 때 매출로 기록되는 이유에서다. 상품권 잔액은 유효기간 내에서 쓸 수 있는 상품권 액수가 그만큼이라는 얘기이기도 하다. 이마트는 자체 발행 소액 상품권(1000·2000원권)을 별도로 발행해 신세계백화점보다 상품권 부채가 더 많다고 설명했다.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연합뉴스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는 우려와 달리 신세계백화점 상품권을 안심하고 이마트에서도 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통화에서 “계열 분리 시작일 뿐 아직 계열 분리가 완료된 게 아니다”라며 “공정위 승인과 법적으로 브랜드 사용권에 관한 사항도 나눠야하는 과정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구체적인 내용이 정해지면 제휴 서비스 부분에 대해 고객들께 안내해드릴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마트 측은 자체 발행 상품권을 신세계백화점에서 쓸 수 있다고 전했다.

 

신세계그룹은 지난달 30일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의 계열 분리를 공식 발표했다. 신세계그룹은 정기 임원인사에서 정유경(52) 총괄 사장이 ㈜신세계 회장으로 승진했다고 밝혔다. 2015년 12월 신세계 총괄사장으로 승진한 지 9년 만으로 부회장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회장이 됐다.

 

올해 3월 정용진(56) 신세계그룹 총괄부회장이 그룹 회장으로 승진했고, 모친 이명희 회장은 그룹 총괄회장이 됐다. 정유경 회장은 계열 분리되는 백화점 부문을 진두지휘하게 된다. 그는 국내 주요 200대 그룹과 60개 주요 중견기업 중 1970년 이후 출생한 여성 회장 1호가 됐다. 1996년 조선호텔 상무로 입사한 정유경 회장은 대중과 소통을 중요시해온 오빠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과 달리 조용한 경영 스타일을 보여왔다.

 

서울 시내 한 이마트 점포. 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계열 분리를 하려면 기업이 친족독립경영을 신청하고, 상장사 기준 상호 보유지분 3% 미만·비상장사 기준 10% 미만 등의 심사를 거쳐야 한다. 따라서 정 회장 남매의 계열분리 완성까지는 지금부터 수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그룹의 지난해 자산은 총 62조원으로 재계 순위(농협 제외) 10위이며 계열 분리가 마무리되면 이마트(43조원)는 재계 11위로 한 계단 내려간다. 독립하는 백화점부문의 ㈜신세계(19조원)는 재계 순위 20위권 후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