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지도부의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방침에 따르기로 한 진성준 민주당 의원의 블로그에 누리꾼들의 거센 비판이 쏟아진다. 금투세 대상에 해당하는 주식으로 5000만원의 수익을 내려면 ‘5억원’을 현금으로 투입할 수 있어야 한다던 그에게 ‘당 지도부 말은 듣고 국민의 말은 듣지 않았느냐’는 지적 등이 이어진다.
앞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년부터 도입 예정이었던 금투세를 폐지하기로 결론내렸다. 금투세는 주식·채권·펀드·파생상품 등 금융투자로 5000만원 이상 소득 올린 투자자에게 소득의 20%(3억원 이상은 25%)를 부과하는 세금이다.
이 대표는 이날 “정부와 여당이 밀어붙이는 금투세 폐지에 동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원칙과 가치에 따르면 고통이 수반되더라도 (금투세를) 강행하는 것이 맞겠지만 현재 주식 시장이 너무 어렵다”고 결정 배경을 밝혔다.
민주당은 애초 내년부터 도입되는 금투세를 계획대로 시행해야 한다는 입장이었지만 그동안 당내에서는 주식시장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유예 혹은 폐지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 대표도 지난 8월 전당대회 기간에 사견을 전제로 금투세 시행 유예의 필요성을 들고 나왔었다.
이 대표는 금투세를 폐지하는 결정을 내리면서도 주식시장의 근본적인 어려움은 정부 정책에 있다고 주장했다. 금투세 시행 당론을 번복한 데 대해 그는 “원칙과 가치를 져버렸다고 하는 개혁·진보 진영의 비난을 아프게 받아들인다”며 “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더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증시가 정상을 회복하고 기업의 자금조달, 국민 투자 수단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상법 개정을 포함한 입법과 증시 선진화 정책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덧붙였다.
당의 정책위의장인 진 의원은 블로그에서 “원칙과 가치에 따르면 금투세 시행이 맞지만, 현재 우리 주식시장이 너무 어렵다는 판단”이라며 “의원총회에서 당 지도부에 결정을 위임했고, 지도부가 결단한 만큼 저도 당인으로서 따르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계속해서 “지도부가 천명한 것처럼 ‘코리아 부스트업 프로젝트’ 등 우리 금융시장의 정상화와 활성화를 위한 정책 수립에 노력하고,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조세원칙과 부의 공정한 분배를 위한 누진과세의 원칙을 하루속히 확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간 금투세 시행을 내세워온 진 의원은 수많은 누리꾼들의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지난 8월 MBC 라디오에서 “주식시장에 5억원의 현금을 동원해서 투자하는 분이 국민의 몇 분이나 될까 싶다”고 말한 그는 ‘밤길 조심하라’ 등 자신의 블로그에 달린 댓글에 “(그들이) 개미 투자자들이라고 그러는데 실제로 개미 투자자인지 어쩐지는 모른다”고 반응했다. 이후에도 진 의원은 금투세는 대다수 개미 투자자들을 위한 도입이라며 내세웠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