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력 자원 부족으로 인해 외국인 입대를 허용하는 국가들도 있다. 외국인이 자원해서 군에 입대한다면 시민권을 부여하기도 한다.
호주는 지난 7월부터 호주 방위군(ADF)에 외국인 신병을 모집하고 있다. 호주 AAP통신 등에 따르면 현재 인접국인 뉴질랜드인은 ADF에 입대할 수 있으며, 내년 1월부터는 영국과 미국, 캐나다, 태평양 도서국 시민도 ADF에 입대할 수 있다. ADF에 입대하려면 최소 1년 이상 호주에 거주한 영주권자여야 하며 지난 2년 동안 외국 군대에 복무한 적이 없어야 한다. 호주 방위군에 입대하고 90일 동안 복무하면 호주 시민권을 얻게 된다. 호주 국방부는 이를 통해 현재 6만명 수준의 ADF 정규군 규모를 2040년까지 10만명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호주처럼 글로벌 정세의 불안으로 외국인 입대를 허용하는 사례는 늘고 있다. 이미 유럽연합(EU) 국가 중에는 덴마크, 스페인, 슬로바키아 등이 외국인의 군 복무를 허용하고 있다. 프랑스도 프랑스어를 사용할 줄 아는 17∼40세 외국인 남성의 입대를 허용하고 있다.
독일도 외국인의 입대가 가능하도록 법을 개정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독일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추가 병력 2만명 모집에 나섰지만 2011년 징병제를 폐지한 이후 병역자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 국내법에 따르면 원칙적으로 독일 시민만 군에서 복무할 수 있다. 하지만 예외적으로 외국인 복무도 허용될 수 있다.
우리 정부는 현재로서는 외국인 입대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다만 정치권 일각에서 외국인 입대를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국회 국방위원장을 맡고 있는 국민의힘 성일종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외국인 모병제’ 도입을 제안하기도 했다. 성 의원은 “신체 건강하고 젊은 외국인들이 한국어 (시험을) 통과하면 우리 군에 입대해 국가를 위해 봉사하고, 이후 시민권을 주는 것을 병무청에서 긍정적이고 능동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한국에선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많다. 이상목 국방대 교수는 “외국인 입대는 헌법개정도 해야 하는 사안”이라며 “병역자원 부족 문제를 여성 복무, 외국인 복무 등 인력 보충 차원으로만 해결하려는 것이 아니라 유·무인 체계 도입 등을 통해 현재의 인력 구조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 ‘마스터 플랜’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