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 후 부산에서 열리는 국제 플라스틱 협약 제정을 위한 정부간협상위원회(INC) 5차 회의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김완섭 환경부 장관은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된 간담회에서 “지난 한·중·일 환경장관 회의에서 중국 장관에 플라스틱 관련 입장을 물었는데, ‘구체적 숫자로 (플라스틱) 감량 목표를 제시하는 건 안 된다’는 입장이었다”고 전했다.
앞서 한·중·일 환경장관은 9월28~29일 제주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에서 제25차 3국 환경장관 회의(TEMM25)를 진행했는데, 이 회의에서 중국은 ‘플라스틱 생산량을 감축하기보다 플라스틱 폐기물 관리와 재활용을 잘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는 것이다.
국제 플라스틱 협약과 관련해 유럽연합(EU)과 한국, 일본 등 67개국이 참여한 ‘우호국 연합(HAC)’과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등이 포함된 ‘플라스틱 지속가능성을 위한 국제연합(GCPS)’의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는 모습이다.
HAC는 ‘2040년까지 플라스틱 오염을 종식해야 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재확인하고 법적 구속력 있는 공동조처를 담은 협약을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GCPS는 플라스틱 생산량 감축이 아닌 플라스틱 폐기물 관리와 재활용에 초점을 맞추자는 입장이다.
김 장관은 “할 수 있다면 확실하게 플라스틱을 줄이는 방향으로 하고 싶지만, 그 방식은 얘기를 해봐야 할 것 같다”며 “각국 입장이 다른 상태여서 아마 단계적인 조치를 추구하는 쪽으로 가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논의가 있는 것 같다”고 부연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일회용 컵 보증금제에 대해 김 장관은 전국 확대 시행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그는 “정부가 국가 전체적으로 필요한 사업은 추진해야 할 책무가 있지만, 무조건 동시에 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단계적으로 특성을 반영하고 수용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원칙하에 일회용컵 보증금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