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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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북한군 이미 쿠르스크서 공격 받았다”

피해 규모 등 구체 내용 안 밝혀
나토·우크라 갔던 한국대표단 귀국
무기 지원·참관단 등 논의 본격화
한국·EU ‘안보·방위 파트너십’ 채택

러시아에 처음으로 파병된 북한군 병력이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주에서 이미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받았다고 우크라이나 당국자가 4일(현지시간)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매체 RBC우크라이나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산하 허위정보대응센터(CCD)의 안드리 코발렌코 센터장은 텔레그램을 통해 “북한군이 이미 우크라이나군의 표적이 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북한군 피해 등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코발렌코 센터장은 지난달 31일 우크라이나 국영방송에 출연해 북한군이 아직 전투에 투입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보급품을 받고 있는 북한군 추정 병력. 우크라군 전략소통·정보보안센터 X캡처

이와 관련해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에 대응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우크라이나 등과 협력 방안을 논의한 정부 대표단이 4일 귀국했다. 우크라이나 참관단 파견과 무기지원 논의가 본격화할 전망인데, 한국과 유럽연합(EU)은 이날 서울에서 한·EU 전략대화를 갖고, ‘안보·방위 파트너십’을 채택했다.

 

홍장원 국가정보원 1차장이 이끈 정부 대표단은 지난달 28∼29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의 나토 본부와 EU,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뒤 북한군 파병 상황을 공유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대표단이 현지에서 공유한 정보를 토대로 참관단 파견과 무기지원에 대한 정부 내 논의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정부는 모니터링단이나 전황분석단 파견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참관단이 북한군 포로를 상대로 한 심문에 투입되는 등의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미국 워싱턴 방문 중 기자들과 만나 “대표단이 오면 여러 보고를 종합하고 이를 기초로 방향을 설정해 국제사회와 연계해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방한 중인 주제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날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한·EU 전략대화를 공동주재하고, ‘안보·방위 파트너십’을 채택했다. 조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이번 전략대화는 북·러 군사협력 심화가 유럽과 인도태평양, 전 세계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되는 중요한 시점에 이뤄졌다”며 “해양 안보, 사이버 안보, 비확산 등 15개 분야를 포괄하는 ‘한·EU 안보·국방 파트너십’을 공식화하는 자리”라고 밝혔다. 보렐 고위대표도 “한반도와 우크라이나는 멀리 떨어져 있지만, 북한군의 러시아 배치 같은 일로 보듯 상호 연결돼 있다”며 “공통의 이해관계와 공유된 가치에 따라 협력할 필요성이 커졌다”고 했다.


이민경·정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