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美 팝 거장’ 퀸시 존스, 하늘 무대서 ‘위 아 더 월드’ [고인을 기리며]

14살 때 레이 찰스 밴드서 음악 시작
뮤지컬 등 여러 방면서 이름 알려
마이클 잭슨의 뛰어난 재능 키워
‘스릴러’ ‘배드’ 등 프로듀싱 맡아
2011년 방한 때 K팝 성공 예측도

미국 팝 음악계의 전설 퀸시 존스가 3일(현지시간) 91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존스는 3일 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자택에서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뒀다. 그의 가족은 성명을 내고 “오늘 밤, 비통한 마음으로 아버지와 형제인 퀸시 존스의 사망 소식을 전한다”며 “우리 가족에겐 엄청난 상실이지만 그가 살았던 위대한 삶을 축하한다”고 밝혔다. 존스의 정확한 사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미국 대중음악의 전설 퀸시 존스가 2019년 7월 스위스 몽트뢰에서 열린 제53회 몽트뢰 재즈 페스티벌(MJF)에서 기념 공연을 하는 모습. 몽트뢰=AP연합뉴스

1933년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태어난 존스는 어린 시절을 길거리 갱단에서 도둑질과 싸움을 하며 보냈다. 그러다 부모의 이혼으로 아버지와 워싱턴주로 이사했는데, 14살 때 시애틀 클럽에서 활동하던 전설적인 음악가 레이 찰스의 밴드에 들어가 트럼펫을 연주하며 본격적으로 음악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1950년대부터 클리퍼드 브라운, 듀크 엘링턴 등 유명 재즈 아티스트의 앨범을 작업하며 이름을 알렸고, 이후 뮤지컬, 영화음악 등 여러 방면에서 활동했다.

 

존스는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의 재능을 더 폭발적으로 키운 인물로 꼽히기도 한다. 그는 마이클 잭슨의 ‘오프 더 월’, ‘스릴러’, ‘배드’를 프로듀싱했는데, 스릴러 앨범은 1983년 한 해에만 2000만장 이상이 판매될 정도로 큰 인기를 얻었다.

 

아프리카 구호를 위한 노래 ‘위 아 더 월드’가 포함된 ‘유에스에이 포 아프리카’ 역시 퀸시 존스의 작품이다. 대기근에 시달리는 아프리카를 돕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노래에는 당대 톱스타 스티비 원더, 티나 터너, 밥 딜런, 빌리 조엘 등이 참여했다. 전 세계적으로 1400만장의 앨범이 팔렸고, 빌보드 차트와 전 세계 음악차트를 휩쓸었다.

미국 대중음악의 전설 퀸시 존스가 2019년 7월 스위스 몽트뢰에서 열린 제53회 몽트뢰 재즈 페스티벌(MJF)에서 기념 공연을 하는 모습. 몽트뢰=AP연합뉴스

존스는 2011년 방한 당시 한국 가수들에 감명받았다며 K팝의 성공 가능성을 예측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타이거JK와 보아, YG 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의 실력에 감탄하며 “그간 중국과 일본을 여러 차례 방문했었지만, 한국의 아티스트들이 최고가 아닐까 싶다”며 “나는 원래 칭찬에 인색한 사람인데 한국 가수들의 성공 가능성이 아주 크다”고 강조했다.


이민경 기자 m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