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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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초유의 FA계약 예고제? SSG와의 ‘동행’ 기정사실화한 최정, 이제 관심은 계약 규모에 쏠린다

계약은 기정사실화됐다. 이제 야구 팬들의 관심은 과연 계약 조건이 어느정도냐다. 세 번째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SSG랜더스의 간판타자 ‘소년 장사’ 최정(37) 얘기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24 KBO리그 한국시리즈가 종료된 5일 후인 지난 2일 ‘2025년 자유계약선수(FA) 자격 선수 명단’을 공시했다.

 

총 30명의 선수 중 단연 ‘최대어’는 최정이다. 최정을 제외하면 팀 전력을 획기적으로 업그레이드시켜줄 자원은 보이지 않았다. 이번에 공시된 명단의 선수는 4일까지 KBO에 FA 권리 행사 승인 신청을 하고, KBO는 5일에 FA 승인 선수를 공시한다. 6일부터는 국내외 구단이 FA와 자유롭게 협상할 수 있다.

 

이런 일정 속에 최정과 SSG는 이례적인 발표를 했다. FA 권리 행사 승인 신청 종료일인 4일 SSG는 보도자료를 통해 “오늘 최정 선수 측과 만나 긍정적으로 얘기를 나눴다. 선수측이 FA계약 방식으로 진행하길 원해 FA 시장이 열리는 6일, 수요일에 계약 후 발표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사상 초유의 FA 계약 예고를 한 것이다. 혹시라도 최정과 SSG의 협상이 결렬될 경우 돈다발을 들고 영입전을 펼치려던 다른 구단들은 마른 침만 삼켜야 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만큼 SSG가 2005년 프로 데뷔 후 20년간 뛰며 팀의 상징이 된 최정을 반드시 지키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돋보이는 발표다. 아울러 최정도 SSG가 제시한 조건에 만족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최정과 SSG의 계약이 기정사실화된 만큼, 이제 남은 관심은 계약 규모에 쏠린다.

 

최정은 첫 FA 자격을 얻은 2014년 11월, 당시로는 FA 최고액인 4년 86억원에 SK와이번스(SSG랜더스의 전신)와 계약을 맺었다. 직전해 FA 시장에서 롯데 강민호(現 삼성)가 원 소속팀인 롯데에 잔류하면서 받은 4년 75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최고대우였다. 2018시즌을 마치고 두 번째 FA 자격을 얻은 최정은 그해 12월, SK와 6년 최대 106억원의 FA 계약을 맺었다. FA 계약 최초로 4년을 넘는 6년 계약이었다.

 

FA로 뛴 10년 동안 최정은 그야말로 ‘FA 모범생’이었다. 2015년부터 2024년까지 10년간 타율 0.284(4355타수 1236안타) 홈런 327개, 927타점을 기록했다. 연평균 32.7개의 홈런과 92.7타점을 올려준 셈이다. 올해도 타율 0.291(468타수 136안타) 37홈런 10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78을 기록했다. 누적스탯이나 비율스탯 모두 KBO리그 최정상급 타자였다.

 

고교를 졸업하고 곧바로 프로에 뛰어들었기에 프로 21년차를 맞는 2025시즌에도 만 38세 시즌을 보내는 최정이다. 이미 에이징 커브가 명확하게 온 또래 선수들과는 달리 노쇠화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SSG로선 절대 놓칠 수 없는 최정이다.

 

계약 규모는 ‘4년 계약 기준 1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FA로만 192억원을 챙긴 최정은 85억원 이상을 보장 받으면 두산 양의지(2019년 NC 다이노스와 4년 125억원, 2023년 두산과 6년 152억원)가 두 번의 FA를 통해 벌어들인 277억원을 넘어서며 역대 KBO리그 다년 계약 최고 총액 기록을 세울 수 있다. 108억원 이상을 받으면 역대 최초로 다년 계약으로 300억원을 번 선수로 등극할 수도 있다.

 

최정은 2024시즌까지 통산 495홈런을 때려냈다. 단연 KBO리그 통산 최다 홈런 1위다. 내년 시즌 초반 500홈런을 넘길 것이 분명한 가운데, 이번 FA로 4년을 보장받을 경우 600홈런도 도전 가능하다. 금액적으로나 업적으로나 ‘어나더 레벨’로 가고 있는 최정이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