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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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만에 서울 그린벨트 해제… 서초·고양 등 수도권 4곳 풀어 5만가구 공급

정부가 서울 서초구와 경기 고양시, 의왕시, 의정부시 일대의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를 풀어 5만가구 규모의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대규모 주택 공급을 위해 서울 안에 그린벨트를 해제한 것은 2012년 이후 12년 만이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신규 택지 후보지로 △서울 서초구 원지·우면동 일대 서리풀 지구 △경기 고양시 대곡역세권 △의왕시 오전·왕곡동 △의정부시 신곡·용현동 일대 등 4곳을 발표했다.

 

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토부·서울시·경기도, 수도권 그린벨트 해제 합동 브리핑에서 발언하는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뒤로 위치도가 띄워져 있다. 왼쪽은 오세훈 서울시장. 연합뉴스

이들 지역은 서울 도심 교통접근성을 비롯한 생활여건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 곳이다. 서리풀지구의 경우 강남 생활권 안에 있고 다른 3곳도 서울시 경계와 10㎞ 이내 거리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서리풀지구는 서초구 원지동, 신원동, 내곡동, 우면동 일대 221만㎡(67만평)으로 지구의 99.9%가 그린벨트다. 

 

이명박정부 때 보금자리주택을 짓기 위해 서초구 내곡동, 강남구 세곡동 일대 그린벨트 5㎢를 풀었는데, 이때 조성한 4630가구 규모 내곡지구가 서리풀지구를 둘러싸고 있다.

 

서리풀지구를 신분당선이 관통하고 있고, 중앙에 청계산입구역이 있어 교통 접근성이 뛰어난 지역으로 꼽힌다. 인근에 양재·판교 등 업무지구가 이미 조성돼 있는 만큼 첨단산업·주거 복합공간으로 발전할 여지가 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국토부는 서리풀지구 내에 신분당선 추가역 신설을 검토하기로 했다. 출입구를 추가해 접근성과 동·서 지역 연계성을 높이는 방안도 검토한다.

 

지구 위쪽의 서울 지하철 3·4호선 양재역에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 노선도 지날 예정이기에 철도와 연결되는 대중 교통망 구축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정부가 5일 발표한 신규 택지 후보지 4곳의 위치도. 국토교통부 제공

서리풀지구에 공급되는 2만가구 중 55%는 ‘신혼부부용 장기전세주택Ⅱ(미리 내 집)’ 유형이 들어선다. 신혼부부에 입주자격을 주고, 거주하다가 아이를 낳으면 최대 20년까지 살 수 있다. 2녀 이상 출산 때는 20년 후 시세보다 저렴하게 매입할 수도 있다.

 

경기권에서는 고양시 대곡역세권 9400가구, 의왕시 오전왕곡지구 1만4000가구, 의정부시 용현지구 7000가구 등 3만가구가 공급된다.

 

대곡역세권은 전체 부지의 99.9%가 그린벨트로, 철도 노선 5개가 모이는 곳이다. 

 

동쪽으로 고양 화정지구와 맞닿아 있고, 지구 아래쪽 대곡역에는 GTX-A 노선, 교외선, 서울지하철 3호선, 경의중앙선·서해선이 지난다.

 

국토교통부는 5일 수도권 그린벨트 일부를 해제하고 신규 택지를 지정하는 '11·5 주택 공급 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공급 대책에는 경기도 고양시 대곡역 일대가 포함됐으며, 대곡 역세권에 9천400가구의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사진은 5일 그린벨트가 해제된 경기도 고양시 대장동 대곡역 일대의 모습. 연합뉴스

국토부는 이곳에 복합환승센터를 구축하고, 주변 도로 혼잡을 해소하기 위해 교통량 분산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오전왕곡지구는 서울시 경계에서 10km 정도 떨어져 있으며, 의왕고천 공공주택지구와 마주한다. 경수대로, 과천∼봉담 도시고속화도로와 가까워 산업 기능 유지 잠재력이 높은 곳이다.

 

국토부는 인근 과천지식정보타운과 연계해 의료, 바이오산업 유치에 유리한 만큼 자족기능을 확보해 서남권의 새로운 직주 근접 주거지로 부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29년 개통 예정인 동탄∼인덕원선, GTX-C 노선과의 연계를 강화해 서울 도심까지 30분 내 접근할 수 있도록 교통 개선도 추진할 계획이다.

 

의정부시의 용현지구는 서울 경계에서 불과 3km가량 떨어져 있지만, 군부대가 있어 오랫동안 개발이 이뤄지지 못했다.

 

이번에는 기존 도심과 함께 주변에 개발이 예정된 의정부법조타운 등을 연계한 통합 생활권을 조성하기로 계획했다. 

 

용현지구는 2026년 개통 예정인 서울 지하철 7호선 연장선 탑석역과 GTX-C 의정부역 사이에 위치하고 있어 신설 철도 교통과의 연계를 강화하면 서울 도심까지 30분대 진입도 가능할 전망이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