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금이 매매가를 웃도는 이른바 ‘깡통 빌라’로 200억원대 전세사기를 벌인 일당이 무더기로 경찰에 검거됐다. 인천경찰청 형사기동대는 사기와 공인중개사법 위반 혐의로 40대 총책 A씨 등 10명을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6일 밝혔다.
또 범행에 가담한 공인중개사와 집주인 등 221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넘겼다. A씨 등은 2021년 11월부터 이듬해 9월까지 인천과 서울 등 수도권 일대 빌라 132채를 사들인 뒤 세입자들로부터 보증금 225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일당은 매맷값이 전세 보증금보다 낮아 담보가치가 없는 주택을 이용해 ‘무자본 갭 투기’ 방식으로 범행했다. 시가 1억원짜리 빌라의 급매를 희망하는 집주인과 총책 등이 짜고, 바지 명의자를 내세워 매매가를 1억2000만원으로 부풀려 서류를 꾸몄다.
이후 부동산 계약 경험이 없는 20대 사회초년생 등을 상대로 전세보증금으로 1억2000만원을 받은 뒤 1억원은 집주인이, 나머지 2000만원은 총책과 바지 명의자 등이 나눠 가진 것으로 드러났다. 세입자들은 한 명당 최소 7000만원에서 최대 4억원까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했다.
명의대여자 가운데 한 명은 혼자서 빌라 90여채를 매매하는 데 이름을 빌려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A씨 일당으로부터 아직 적발되지 않은 범행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