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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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경합주 7곳 모두 승리… 해리스, 텃밭마저 내줬다 [2024 미국 대선]

개표상황으로 본 판세 분석

공화 텃밭 노스캐롤라이나 승리 시작
선벨트 조지아도 트럼프 손 들어줘
민주, 펜실베이니아 등 블루월 참패

해리스 우세 점쳤던 여론조사 빗나가
낙태권 이슈 판세 뒤집는데는 역부족

5일(현지시간) 미국 대선 투표가 마감된 뒤 각 주에서 개표가 진행되는 가운데 초반부터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치고 나갔다. 미 동부시간 6일 오전 2시 기준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남부 선벨트 경합주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일찌감치 승리를 확정지었고, 조지아와 핵심 경합주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에서도 이겼다.

16명의 선거인단을 가진 노스캐롤라이나는 모든 경합주가 민주당 후보였던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로 기운 2020년 대선에서도 유일하게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한 곳이다. 이번에도 경합주 중 가장 먼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승리를 안겨줬다. 개표가 95% 진행된 현재 트럼프 전 대통령 51%,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48%를 기록했다. 같은 남부 선벨트 경합주 중 조지아가 다음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승리를 가져다줬다. 95% 개표가 진행됐고, 트럼프 전 대통령 51%, 해리스 부통령 48%를 기록했다. 조지아 역시 16명의 선거인단을 갖고 있다.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왼쪽),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AP·AFP연합뉴스

이번 선거에서는 펜실베이니아에서 승리하는 후보가 대선에 승리한다는 것이 정설처럼 여겨져 왔다. 경합주 중 가장 많은 19명의 선거인단을 가진 펜실베이니아를 지면 두 후보 역시 승리에 필요한 선거인단 270명을 맞추기 어렵기 때문이다. 펜실베이니아에서는 현재 개표가 94% 진행됐고, 역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51%, 해리스 부통령이 48%로 3%포인트 차가 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길 가능성이 크다.

해리스 부통령이 승리하려면 북부 러스트벨트(오대호 주변의 쇠락한 공업지대)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선거인단 10명), 미시간(선거인단 15명) 세 주를 수성해야 한다는 분석이 제기돼 왔다. 민주당이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온 지역이라는 점에서 이 세 주는 ‘블루월(bluewall)’로 불렸다.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 세 주는 모두 공화당이 우세하다. 개표가 89% 진행된 위스콘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51%를, 해리스 부통령은 47%를 기록하고 있다. 미시간은 개표 초반 한때 민주당이 앞서가는 것처럼 보였지만, 개표를 89% 진행한 성황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51%, 해리스 부통령이 47%를 보이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이 결국 이번 선거에서 블루월 중 한 곳도 지키지 못하고 완전히 내주게 되면 민주당의 참패라는 분석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남부 경합주 애리조나에서는 개표가 56% 진행된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50.1%로 해리스 부통령(49.1%)을 근소하게 앞서고 있다. 개표가 71% 진행된 네바다(선거인단 6명)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51%, 해리스 부통령이 47%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은 동서부 해안가 지역, 섬 지역인 하와이를 제외하고 다시 빨간색으로 물들었다. 현재 상황에서 중부지역에서 민주당이 승리를 확정지은 곳은 콜로라도, 뉴멕시코, 일리노이뿐이다. 개표가 진행 중인 지역 중 민주당 부통령 후보 팀 월즈 미네소타주지사를 배출한 미네소타만 민주당으로 기울었고, 다른 모든 지역은 공화당이 우세하다. 이변은 없었다. 대선 직전 아이오와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에 앞서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와 공화당 측을 긴장케 했지만 일찌감치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를 확정지었다.

현재 상황에서 승리가 확정된 지역 중 2020년과 승리 후보가 달라진 곳은 조지아뿐이다. 하지만 다른 경합주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앞서가고 있어 민주당이 경합주를 전부 내줄 가능성이 커졌다.

 

여론조사 결과는 이번에도 완전히 빗나갔다. 막판 해리스 부통령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으로 여겨졌고, 해리스 부통령이 각 경합주에서 오차범위 내 박빙 우세를 보이는 것으로 예상한 조사가 많았으나 결과는 반대였다. CNN은 앞서 경합주의 초박빙 여론조사 결과에도 불구하고 실제 선거 결과는 박빙이 아니라 한쪽으로 기울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는데, 이 분석이 주효해 보인다.

해리스 부통령이 재생산권(낙태권)을 고리로 백인 여성 표심을 끌어올 수 있을지가 핵심 변수로 여겨졌지만, 결국 이에 실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22년 중간선거에서 연방 차원에서 여성의 낙태권을 인정한 것을 무효로 돌린 ‘로 대 웨이드’ 판결의 후폭풍으로 민주당이 승리했지만, 그 여파가 대선까지 미치지는 않았던 셈이다. 허리케인 헐린의 피해를 입은 남부 경합주에서 투표율이 낮을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다만 뉴욕타임스(NYT)는 노스캐롤라이나가 뚜렷하게 우경화된 흐름에도 불구하고 일부 지역은 공화당 우세에서 민주당 우세로 바뀐 흐름을 보여줬는데, 이 카운티들은 허리케인 헐린 피해를 입고 정부의 긴급 지원을 받은 지역들이라고 전했다.


워싱턴=홍주형 특파원, 조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