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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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트럼프, 북한은 언제 발표할까 [2024 미국 대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후보가 47대 대통령선거에서 5일(현지시간) 승리한 가운데 북한 매체는 아무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북한은 2016년부터 미국 대선 소식을 수일 후 간접적으로 대내에 알리는 모습을 보여왔다.

 

6일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은 주민들이 보는 당 기관지 노동신문에 2000년 11월 7일 공화당 후보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후보가 47대 대통령선거에서 5일(현지시간) 승리한 가운데 북한 매체는 아무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북한은 과거 미국 대선 후 관련 소식을 수일이 지난 뒤, 간접적으로 대내에 알리는 경우가 많았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가 당선된 2008년엔 11월 4일이 대선이었고, 노동신문에는 11월 8일 보도됐다.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2012년 11월 6일 선거는 11월 10일 게재됐다.

 

2016년 11월 8일 치러진 대선은 2016년 11월 19일자 노동신문에 언급됐다.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 트럼프 당선인에게 보낸 축전을 “친미사대 및 대미굴종자세”라며 대남비난성 기사를 실으면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이란 사실을 간접적으로 처음 게재한 것이었다.

 

트럼프 대 바이든 후보가 대결한 2020년 11월 3일 대통령 선거는 트럼프 대통령의 불복으로 혼란을 겪은 뒤 2021년 1월 7일 미 연방의회가 대선 결과가 확정됐다.

 

1월 20일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했다. 외부 선전매체인 ‘조선의 오늘’에서 1월 23일에 “미 의회는 끝내 바이든을 당선인으로 선포하지 못하고 다음날이 되어 당선인으로 확정했다”라며 바이든 당선 사실을 간접보도했다. 3월 18일 최선희 당시 외무성 제1부상이 담화를 내고 바이든 신정부의 비공개 접촉 시도가 있었음을 공개하고 거부 입장을 발표하면서 첫 대미 메시지가 나왔다.

 

북한이 미 대선 결과 보도 경향이 변화한 것은 당시 정치적 상황이 급변하고 있었던 것과 관련있어 보인다. 2016년 미 대선 당시 북한은 핵과 미사일을 고도화하고있었고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도 역대 최대로 가중되면서 긴장이 격화하던 시점이었다. 힐러리 후보를 꺾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이 예상 밖이었고 트럼프 대통령 자체도 예측 불가라는 인식이 많았기에 북한이 입장을 정리하는 데 고심했을 수 있다. 2020년 바이든 대통령 당선때도 2019년 2월 트럼프·김정은 회담이 ‘하노이 노딜’로 결렬됐고, 2020년 1월부터는 코로나19로 인한 봉쇄국면까지 더해진 상황에서 향후 대미 정책 방향을 정리하는 데 시간이 걸렸을 수 있다.

 

지난해 탈북해 국내에 입국한 리일규 전 쿠바 주재 북한대사관 정무참사는 지난 7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트럼프의 당선을 “학수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