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병사들이 러시아에 북한군이 파병되면서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군은 약 2주 전 북한군을 포획하거나 심문할 때 지침이 담긴 책자를 배포했다고 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보도했다. 책자에는 ‘이곳에 몇 명이나 와 있느냐’ ‘온 지 얼마나 됐느냐’ ‘어떤 무기로 무장하고 있나’ 등의 질문을 한국어로 하는 방법이 적힌 것으로 알려졌다.
친러시아 텔레그램 계정 ‘Z작전-러시아 봄의 군사특파원’은 지난달 26일 우크라이나군이 한국어 학습 문건을 작성했다고 밝혔는데, 해당 자료가 실제 배포된 사실이 확인된 것이다.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전선에서 복무 중인 한 무인기(드론) 조종사는 책자를 받은 뒤 “갑자기 (북한군 파병이) 현실로 다가왔다”며 “우크라이나가 이제 두 개의 핵보유국과 맞서게 됐으니 모두가 ‘미친 반응’을 했다”고 더타임스에 말했다.
북한군은 주로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주 일대에 배치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북한군이 도네츠크 지역까지 전선을 넓힐 것을 대비해 우크라이나군이 선제 조치를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국방부 등은 북한군 1만1000명이 쿠르스크주에 도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는 쿠르스크에 배치된 북한군에 돌격용 소총, 기관총, 박격포, 대전차 유도미사일, 로켓포, 야간 투시경, 열화상 카메라 등을 지급하는 등 전투력 보강에 나섰다. 다만 한국전쟁 이후 실전 경험이 없는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어느 정도의 전투력을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은 이들이 전선에 정식 배치돼 실제 교전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서방에 러시아 본토 타격 제한 해제를 거듭 요청 중이다. 안드레이 시비가 우크라이나 외무차관은 “북한군이 유럽의 주권 국가를 상대로 공격적인 전쟁에 나섰다는 것을 유럽이 자각해야 한다”며 “서방이 두려워하고 주저하는 사이 러시아는 확전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