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공사(KBS)가 미등록 TV 소지자에게서 징수한 초과 수신료를 환급할 방안을 마련하라는 감사원의 통보에 불복해 재심의를 청구한 데 이어 행정소송을 냈지만, 법원에서 각하됐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송각엽 부장판사)는 7일 KBS가 감사원을 상대로 낸 재심의 기각 결정 취소 소송을 각하했다.
각하는 소송이 요건을 갖추지 못하거나 청구 내용이 판단 대상이 되지 않는 경우 본안을 심리하지 않고 재판을 바로 끝내는 결정이다.
재판부는 법정에서 따로 선고 이유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KBS의 청구가 행정소송 대상이 아닌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법원은 KBS가 해당 소송과 관련해 재심의 기각 결정을 본안 판결 때까지 집행정지해달라며 낸 신청 사건도 지난 4월 각하했다.
당시 재판부는 감사원의 통보가 공권력 행사인 '처분'이 아니기 때문에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기 어렵다고 판단했고, 이에 따라 KBS의 집행정지 신청도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봤다.
재판부는 "감사원법에 따르면 행정기관은 감사원의 권고 또는 통보에 구속되지 않는다"며 "감사원의 통보는 일정한 사안에 대해 조치하라고 요청할 수 있도록 한 것에 불과하고, KBS가 감사원의 통보를 따를 의무가 없다"고 설명했다.
감사원은 지난해 3월 KBS가 TV를 등록하지 않은 채 보유한 시청자들에게 방송법상 부과할 수 있는 추징금을 초과하는 수신료를 최대 5년 치 부과·징수했다며 환급 등의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하고, 관련 업무를 철저히 하라는 주의 조치도 함께 내렸다.
KBS는 이에 불복해 재심의를 청구했으나, 감사원은 지난해 10월 이를 기각했다.
이에 KBS는 지난 1월 감사원의 기각 결정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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