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한 아기 둘을 살해하고 시신을 냉장고에 보관한 이른바 ‘수원 냉장고 영아시신’ 사건의 30대 친모에게 징역 8년이 확정됐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이같은 원심판결을 지난달 8일 확정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살인죄, 사체은닉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A씨는 2018년 11월 딸을, 2019년 11월에는 아들을 병원에서 출산한 뒤 집과 병원 근처 골목에서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자녀들의 시신을 검은 비닐봉지에 넣어 경기 수원시의 주거지 냉장고에 보관했다. 그는 남편과 사이에 3명의 자녀를 두고 있었는데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 또 출산하자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의 범행은 지난해 5월 감사원의 보건복지부 감사 결과 출산 기록은 있으나 출생 신고되지 않은 ‘그림자 아기’ 사례로 발견되면서 드러났다. A씨는 또다른 아이를 임신한 상태에서 구속 기소돼 수원구치소에 수감됐고, 1심 선고 직후인 지난 2월 말 출산했다.
A씨 측은 재판에서 살인죄보다 법정형이 낮은 영아살해죄가 적용돼야 하며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심 법원은 A씨에게 살인죄와 사체은닉죄를 적용해 징역 8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들은 태어난 지 하루밖에 되지 않은 영아로, 모든 것을 피고인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A씨는 적어도 불법성의 정도가 현저히 낮은 대안이 존재함을 알면서도 범행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다만 “A씨가 잘못을 인정하고, 이미 3명의 자녀를 둔 상태에서 두 아이까지 키우면 양육이 힘들 것이라는 생각에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검찰과 A씨가 모두 불복했으나 2심과 대법원의 판단도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