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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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 고려아연 지분 더 사들였나…고려아연 임시주총 전망에 주가 ‘급락’

고려아연 경영권을 놓고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과 분쟁 중인 영풍 측이 지난달 공개매수를 끝낸 후에도 지분을 계속 추가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올해 말 임시 주주총회가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의결권 표 대결 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목적으로 보인다.

 

고려아연. 연합뉴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MBK 파트너스·영풍 측의 고려아연 공개매수가 끝난 지난달 14일 이후부터 전날까지 고려아연 주식을 가장 많이 사들인 증권사 창구는 NH투자증권으로 드러났다. 공개매수 종료 뒤 NH투자증권을 통한 순매수 물량만 32만2000주에 달한다. 이는 순매수 2위인 JP모간서울(약 5만6500주)보다 6배 많은 수준이다. 지분율만 놓고 보면 전체 주식 수의 1.5%에 달한다.

 

NH투자증권은 이번 경영권 분쟁에서 MBK·영풍 측과 손잡은 증권사로 통한다. MBK·영풍 측은 지난달 공개매수에서 고려아연 주식을 주당 83만원에 사들이고자 NH투자증권으로부터 1조5785억원(9개월, 연 5.7%)을 빌렸다. 아직 의결권 기준 과반을 확보하지 못해 공개매수가 끝난 뒤로도 MBK·영풍 측이 NH투자증권을 통해 고려아연 주식을 더 확보했을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고려아연 주가가 공개매수 이후에도 100만원을 훌쩍 넘을 정도로 강세를 보인 것은 경영권 분쟁 당사자의 추가 지분 매수 움직임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NH투자증권을 통한 매수는 영풍 측이 집중 매수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있다”고 말했다.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는 이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1월에는 열릴 전망이다. 영풍 측이 신청한 임시 주총 소집허가 가처분 사건의 심문기일이 오는 27일로 예정됐는데 법원이 이를 인용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통상 임시 주총 소집허가 사건은 심문을 한 번으로 끝내며, 1~2주 뒤 인용 여부가 바로 결정된다.

 

영풍은 법원이 가처분을 인용하면 최대한 빨리 임시 주총을 연다는 입장이다. 임시 주총을 열어야 이사회 이사를 늘릴 수 있다.

 

임시 주총 소집이 가시화하자 고려아연 주가는 이날 장중 급락했다. 고려아연은 전날보다 8.03% 내린 114만60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임시 주총 소집허가 사건의 심문기일이 정해졌다는 소식 직후 한때 17.90%까지 하락했다. 한국거래소에 의해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된 고려아연은 경영권 분쟁과 관련한 변수가 불거질 때마다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