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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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자원공사 상수도 사고, 서산 등 충남 4개 시군 이틀째 물공급 중단 날벼락

“몸 씻을 물은 엄두도 못내고 집에 있는 수세식 화장실 조차 이용할 수 없어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예요”

 

‘시에서 나눠진 생수로 밥짓는 물과 마시는 물을 겨우 사용하고 있’는 충남 서산시민 A씨는 “물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절감하는 단수 사고다”고 말했다.

 

충남 서북부권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보령광역상수도 가압장에서 발생한 누수 사고로 서산·당진·태안·홍성 등 4개 시·군에 이틀째 수돗물이 공급되지 않고 있다.

 

수돗물공급중단 사태는 지난 7일 오후 10시 20분쯤 보령광역상수도 홍성가압장(홍성군 구항면) 공기밸브(수도관내 공기제거용 밸브) 파손 사고가 발생했다.

 

9일 자치단체들에 따르면 당초 8일 오후까지 완료를 예상했던 고장 복구작업이 오늘 오전까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다.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 등은 사고발생 직후 현장에 출동해 파손된 공기밸브를 수리한 뒤 이물질을 제거하려고 취수장에서 수용가까지 관의 가장 낮은 위치에 설치한 이토밸브(상수도관 안의 토사를 배출하는 이토관에 부착된 밸브)를 개방해 이토를 완료했으나, 이토밸브가 고장 나 대형수도관이 닫히지 않는 상황이 벌어졌다.

 

단수로 물 공급이 끊긴 가운데 태안군 주민들이 8일 태안읍사무소에서 나눠주는 물을 받으려고 길게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뉴시스

이에 광역상수도를 차단하면서 홍성가압장을 거쳐 수돗물을 공급받는 서산·당진·태안·홍성 상당수 지역에 8일부터 수돗물 공급이 끊겼다.

 

이들 지역 급수인원은 서산시 전 지역 18만 5000여명, 태안군 전 지역 7만 6000여명, 당진시 고대·정미·석문면과 행정·용현·구룡동 5만 1000여명, 홍성군 갈산·은하·구항·서부면 2만 2000여명 등 총 33만 4000여명에 이른다.

 

수자원공사와 자치단체가 8일 밤늦게 고장 난 이토밸브 교체를 마무리했으나, 상수도관 내 이물질을 배출하는 작업은 이날 오전 내내 진행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각 가정에 정상적으로 수돗물이 공급되는 것은 오늘 오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단수 지역에는 전날부터 15t 물차 45대와 5t 물차 6대, 병물 0.4L들이 48만 4000병과 1.8L들이 15만 7000병이 긴급 지원됐으나 식·음용수로 겨우 사용할 수 있는 정도여서 일상생황에 큰 불편이 빚어지고 있다.


서산·당진·태안·홍성=김정모 기자 race1212@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