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 도지사의 마술공연이 펼쳐집니다.”
검은색 정장과 중절모에 빨간 나비넥타이를 맨 김진태 강원지사가 박수와 함께 무대에 올랐다. 김 지사는 음악에 맞춰 파란색 천을 위아래로 흔들며 강원·돗토리현 우호 교류단의 시선을 모았다. ‘누구나 할 수 있는 마술을 보여주겠지’라는 생각이 들려는 찰나 파란색 천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김 지사의 손에는 파란색 우산만 들려있었다. 곳곳에서 탄성이 들렸다. 김 지사는 연이어 여러 갈래로 꼬인 줄을 풀어내는 마술을 선보이는 등 10분간 공연을 펼쳤다.
김 지사의 마술공연은 이달 8일 일본 돗토리현 현립미술관에서 열린 ‘강원·돗토리 자매결연 30주년 기념 예술교류 행사’ 일환으로 진행됐다. 강원도와 돗토리현은 1994년 11월 자매결연 후 다양한 분야에서 꾸준히 교류하며 한·일 교류의 모범사례로 꼽혀왔다. 김 지사는 교류 30주년을 기념하는 이날 행사를 위해 시간을 쪼개 마술을 연습했다고 한다. 김 지사에 앞서 히라이 신지 돗토리현 지사도 일본 전통의상을 입고 춤을 선보여 호응을 얻었다.
이어 김진미 예술감독과 최인영 단무장이 이끄는 강원도립무용단은 한국 전통무용인 태평무와 민속무용인 장고춤, 소고춤을 선보였다. 돗토리현 측에서는 요나고 고교 학생들이 K-POP 댄스로 무대를 달궜다. 한·일 대학생들의 합창 공연도 펼쳐졌다.
이날 김 지사는 히라이 신지 지사와 ‘새로운 30년을 향한 마음의 길 확대 공동선언’을 했다. 두 지사는 공동선언에서 “앞으로 30년은 인천~요나고 국제 장기편과 양양 국제공항을 통한 ‘하늘 길’, 동해항~시카이미나토항을 잇는 국제 정기 여객선 항로를 통한 ‘바닷길’을 적극 활용해 인적 교류를 촉진하고 수출입 활성화를 도모, 지역의 미래 발전을 추진해 나가자”고 뜻을 모았다.
이어 “두 지역의 공통 과제인 인구감소 대책과 청년활동 지원, 과소지역에서의 생활기반 대책 등 지역 활성화에 관련한 공동과제 해결을 위해 긴밀하게 정보를 교환하고 정책 협력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히라이 신지 지사는 “기념행사가 열린 현립미술관은 내년 3월에 개관하지만 특별한 자리인 만큰 먼저 자리를 마련했다. 이곳에는 한국인이 사용하는 수저와 온돌이 발견되는 등 한국인과 일본인이 어우러져 살았던 흔적이 남아있다”며 “앞으로도 도와 돗토리현이 한일 교류 대표 모델로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도와 돗토리현에는 하늘 길, 바닷길 그리고 마음의 길이라는 3가지 길이 있다”며 “새로운 30년을 약속한 만큼 앞으로의 교류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화답했다.
이 자리에 함께한 김시성 강원도의장은 “한국에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속담이 있다. 30년이면 강산이 3번이나 변하는 세월인데 이 자리에 계신 많은 분들이 노력해주신 덕분에 이토록 오랜 세월 좋은 교류가 이어져왔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50년, 100년이 될 때까지 두 지역의 상호 협력이 잘 이어지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김 지사와 김 도의장 등 21명으로 꾸려진 방문단은 이달 7일 동해항을 통해 출국했다. 방문단은 오는 11일까지 일본에 머물며 관광기구 교류회, 한일 대학생 교류 심포지엄, 도의회 교류회 등 30주년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