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가 학교폭력 사안의 가해자로 연루된 성남시의원의 의원직 사퇴 등을 촉구하는 시민 집회가 성남시 분당구에서 열렸다.
성남시 A초교 인근 지역 주민과 온라인 맘카페 회원 등 90여명은 9일 저녁 분당구 서현역 광장에서 '촛불집회'를 개최했다.
주최 측은 "교육 당국의 불합리한 징계처분 재심의, 가해학생 부모인 시의원 사퇴, 부실한 학교폭력 피해자 보호제도 개선을 바라는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이 자리에 모였다"고 밝혔다.
이들은 '피해자 외면은 NO', '책임 있는 사과 GO' 등이 쓰인 손 푯말을 들고 "○○○ (시의원) 사퇴", "권력 학폭 근절" 등을 외쳤다.
이 사안에 관해 학폭 근절 대책 등을 요구하는 온라인 오픈채팅방 참여 시민에게 법률 자문을 하는 김모 변호사는 집회에서 "사안 발생 후 3개월 동안 가해자들과 피해자는 학급 분리조차 이뤄지지 않았다"며 "제대로 조치가 이뤄진 것이냐"고 말했다.
집회에 참석한 한 시민은 "잘못했으면 응당 제대로 사과해야 하는데 ○○○ 시의원은 그렇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지난 7월 성남시 분당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올해 4~6월까지 6학년 학생 4명이 한 학생을 상대로 공원에서 과자와 모래를 섞어 먹이고 게임 벌칙을 수행하겠다며 몸을 짓누르는 등의 폭력을 저질렀다는 신고가 경기도 교육청에 접수됐다.
해당 학교에 조사를 나선 교육 당국은 학교 폭력 사실을 확인한 뒤 최근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를 열고 가해 학생 중 2명에게 서면사과와 학급교체 조치를 취했다. 가담 정도가 덜한 1명에게는 서면사과와 학교봉사 4시간, 남은 한 명에게는 서면사과 조치했다.
이 사건에 대한 비난 여론이 일자 시의원은 지난달 17일 입장문을 통해 “부모 된 도리로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책임이 크다"며 "피해를 본 학생과 가족들께, 시민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 숙였다. 지난 21일에는 탈당했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지난 22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해당 사안과 관련해 "엄격한 감사를 통해서 시정 조처하겠다”고 밝혔다.
지역 주민들과 온라인 맘카페 회원들은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며 지난 23일 해당 초등학교 앞, 28일 성남시의회 앞에서 근조화환 시위를 벌였다.
지난 29일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해당 의원은 이번 학교폭력 사안에 연루된 자녀가 아닌 중학생 자녀가 다니는 B 중학교 학부모 운영위원장을 맡아왔으나 스스로 물러나겠다는 사임 의사를 밝혔다.
이와 관련 B 중학교 학부모운영위원회(학운위)는 이날 오후 회의를 열고 시의원에 대해 '자격상실' 처분을 내렸다. '자격상실'은 사임보다 수위가 높은 사실상 해임(외부에 의해 물러남)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