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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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 찢어지고 이빨 깨지고…고령자 승강기 사고 어린이의 5배↑

에스컬레이터 낙상사고 관련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70대 여성 A씨는 마트에서 카트를 밀며 무빙워크를 탄 뒤 내리려다 다리가 끼어 피부가 찢어지는 부상을 입었다.

 

60대 남성 B씨는 지하철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아래쪽으로 이동하던 중 굴러 떨어져 안면부 출혈과 치아 소실로 병원 치료를 받았다.

 

에스컬레이터·엘리베이터·무빙워크 등 보행자의 이동편의 증진을 위한 승강기 시설에서 교통약자인 고령자의 안전사고가 증가해 소비자 안전주의보가 발령됐다.

 

13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0년~2024년9월)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만 65세 이상의 고령자 승강기 시설 안전사고는 총 1507건으로, 2021년(124건) 이후 매년 2배 넘게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124.3%(358건) 상승한 646건이 접수됐다.

 

상황 인지능력을 갖춘 만 6세 이상 어린이부터 만 65세 이상 고령자의 2023년 생애주기별 인구 1만명당 승강기 시설 안전사고 발생빈도를 분석한 결과, 65세 이상 고령자의 안전사고 발생빈도는 0.68건으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서 월등히 높았다. 두 번째로 높은 빈도를 기록한 어린이(0.12건) 보다도 약 5배 이상 높았다.

 

특히 5세 단위로 구분한 고령자의 안전사고 발생빈도는 ‘85~89세’가 1만명당 1.22건으로 가장 높았다. 최근 5년간 계속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승강기 시설 이용 시 안전 수칙을 준수하는 등 각별한 주의가 필요했다.

 

고령 소비자 승강기 낙상사고. 한국소비자원 제공

 

세부적으로 승강기 시설 안전사고의 원인과 발생장소, 부상부위를 살펴보면, 접수된 안전사고(1507건)의 91.8%(1384건)는 미끄러져 넘어지거나 추락하는 낙상사고로 나타났다.

 

발생장소의 85.8%(1293건)는 ‘에스컬레이터’ 관련 시설에서 발생했다.

 

주요 부상 부위는 ‘머리 및 얼굴’로 전체 안전사고의 절반 이상인 54.7%(827건)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주로 피부가 찢어지는 열상이나 부종, 타박상 등의 증상이었다.

 

이에 한국소비자원과 한국생활안전연합은 고령자의 승강기 시설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에스컬레이터 등을 탈 때는 반드시 손잡이를 잡아 균형을 잃지 않도록 할 것 ▲엘리베이터 문에 기대거나 충격을 주지 말 것 등을 당부했다.

 

아울러, 승강기 시설 안전사고 이외에도 빈번하게 발생하는 고령자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관련 안전수칙을 담은 ‘어르신을 위한 안전한 소비생활 가이드’를 함께 배포해 고령자와 보호자가 숙지하고 준수할 수 있도록 홍보할 계획이다.


국윤진 기자 sou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