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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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에너자이저’ 워니, 누가 막니∼

10경기 출전 35분 26초씩 소화
평균 23.4점 득점… 팀 8승 견인

프로농구 비시즌, 각 구단은 팀 전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외국인 선수 영입에 심혈을 기울인다. 그동안 기량은 출중하지만 한국에 적응하지 못해 팀에 피해를 주거나 마음에 들지 않으면 불성실한 모습으로 태업하는 선수 때문에 한 해 농사를 망치는 일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2024∼2025시즌을 앞두고 부산 KCC와 울산 현대모비스가 과거 한국 무대에서 최우수선수(MVP)를 받은 선수를 다시 영입한 것도 ‘검증된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각 팀이 외국인 선수 영입에 많은 에너지를 쏟을 동안 서울 SK는 그런 노력을 덜었다. 자밀 워니(30·199㎝) 덕분이다.

서울 SK 자밀 워니가 지난 9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부산 KCC와 경기에서 덩크슛을 터트리고 있다. KBL 제공

올 시즌으로 한국 생활 6년 차를 맞는 워니는 변함없는 모습으로 리그를 호령하고 있다. 워니는 1라운드를 마친 12일 현재 팀이 치른 10경기에 모두 나서 경기당 35분26초를 소화했다. 이는 리그에서 가장 긴 시간이다. 이 시간 워니는 평균득점 23.4점으로 이번 시즌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다. 워니는 또 리바운드 12.6개로 이 부문 2위에 올라 있고, 6.2개의 어시스트를 적립하며 리그 3위를 차지하고 있다. 효율도 높다. 워니 평균 턴오버는 2.1개에 불과하다. 폭발력을 빼놓으면 서운하다. 워니는 지난 9일 KCC전에서 역대 최초 20득점 20리바운드와 함께 10개의 어시스트를 곁들인 트리플더블을 완성했다. 이튿날 열린 고양 소노전에서도 워니는 11득점 14리바운드 13어시스트 기록을 남기며 역대 5번째 두 경기 연속 트리플더블을 완성했다. 워니를 앞세운 SK는 8승2패로 리그 단독 선두에 올라 있고, 워니는 기자단 투표 78표 가운데 46표(59.0%)를 받으며 1라운드 MVP에 선정됐다.

워니는 2017∼2018시즌 미국프로농구(NBA) 댈러스 매버릭스에서 뛰었다. 당시 3경기 평균 9분 5.7득점에 그치며 NBA를 떠나 2019∼2020시즌 한국 무대를 밟았고, 한국에서 세 차례 외국인 MVP를 차지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외인으로 자리 잡았다. 이런 워니를 향해 이규섭 해설위원이 “스테픈 커리가 한국에 온다면 워니는 누가 막겠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웬만한 수비로는 워니를 막기 힘들다는 취지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