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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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 차르에 ‘관세 매파’ 라이트하이저, 재무장관엔 ‘억만장자’ 베센트 급부상 [트럼프 2기 시대]

라이트하이저, 1기 때 USTR대표
“극단적인 보호무역주의자” 평가

‘경제 고문’ 베센트, IRA 수술 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1기 행정부에서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맡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가 2기 행정부에서도 경제분야 중책을 맡을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재무장관으로는 억만장자 펀드매니저 스콧 베센트가 급부상 중이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 당선인이 라이트하이저 전 대표가 차기 행정부에서 ‘무역 차르(Trade Czar)’로 활동하길 원한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트럼프 당선인이 라이트하이저가 상무부와 USTR 등 행정부 전체의 무역 정책을 포괄적으로 감독하길 희망한다고 설명했다. 해당 직책은 국무장관 등 내각 직책과 달리 상원의 인준이 필요하지 않아 1월 취임 직후 트럼프 당선인이 바로 임명할 수 있다.

라이트하이저, 베센트(왼쪽부터).

라이트하이저는 극단적인 보호무역주의자로 평가받는다. 그는 2017∼2021년 USTR 대표로 활동하며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 수입하는 철강에 대해 최대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모든 중국산 상품에 대해서도 중국이 미국의 지식 재산권을 침해한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처음으로 25% 관세를 책정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의 열렬한 지지자이자 충성파이기도 하다. 라이트하이저는 트럼프 행정부 1기 당시 ‘자유무역은 없다(No Trade is Free)’라는 저서에서 트럼프 당선인에 대해 “미국 노동자를 위해 낡아빠진 정책을 전환한 대통령”이라고 치켜세웠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는 라이트하이저가 또 한 번 USTR 대표직을 제안받았다고 보도했는데, 또 다른 내부 소식통은 WSJ에 트럼프 당선인과 라이트하이저가 행정부 내 역할에 관한 이야기는 나눴지만 아직 아무런 제안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재무장관으로는 베센트가 유력하다고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당초 억만장자 투자자인 존 폴슨이 재무장관 후보로 유력하게 떠올랐으나 보유 금융 자산 처분 등 복잡한 문제로 공직을 맡기 어렵다며 경쟁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트럼프 캠프에 지난해 경제 고문으로 합류한 베센트는 헤지펀드 ‘키스퀘어그룹’을 창업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그간 베센트를 “월스트리트 최고의 애널리스트 중 한 명”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베센트가 재무장관 자리에 오를 경우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축소로 한국 기업의 불확실성은 커질 전망이다. 베센트는 지난달 FT와의 인터뷰에서 IRA에 대해 “재정적자와 관련한 파멸기계(Doomsday machine)”라고 생각한다며 IRA를 폐지할 경우 정부 지출을 줄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제공하는 전기차 보조금으로 미국의 재정적자가 늘고 있다는 의미다.


이민경 기자 m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