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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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학생들 모두 사랑합니다” 보문사에 학부모 행렬…간절함 담아 눈물도 [2025 대입 수능]

소원성취, 무사기원, 수능대박 등 간절함 전해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일인 14일 인천 강화군 보문사에서 불자들이 기도를 올리고 있다.

“우리 학생들 사랑합니다. 모두 좋은 성적 거두길 바랍니다”

멀리 서울 강서구에서 인천 강화도의 보문사를 찾은 학부모 A씨는 “쌍둥이 자녀가 오늘 동시에 시험본다”면서 “걱정이 다른 부모보다 크다. 집에 있을 수만은 없어서 시험이 끝나기 전까지 기도드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기쁨도 두 배가 될 거 같다”며 이같이 전했다.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일인 14일 인천 강화군 삼산면 낙가산에 자리 잡은 보문사에는 이른 아침부터 수험생 자녀의 수능 대박을 기원하는 학부모들이 모여들고 있다.

 

자녀를 위해 기도를 올리던 한 학부모는 이날 세계일보에 “부처님 은덕으로 많은 학생이 좋은 결과 있기를 바란다”며 “하나 뿐인 자식에게 해줄 건 기도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른 학부모는 보문사 방문 이유를 묻는 질문에 눈시울을 붉히며 “올해는 재수생 아들이 꼭 합격했으면 좋겠다. 조용히 기도하고 싶다”고 간절한 마음을 전했다. 이 학부모처럼 간절한 마음을 담아 기도하며 눈물을 흘리는 불자들이 다수였다.

 

서는 것 조차 힘들어 보이는 백발의 할머니는 “손자를 위해 이렇게라도 노력하고 싶다”면서 “꼭 좋은 대학에 합격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이날 보문사 종무소에 따르면 올해 수능 백일기도 접수 건수는 900여건을 기록했다.

실제 9시 수능관련 불공이 시작된 뒤 보문사의 경내에는 자녀를 등교 시킨 뒤 이들 학부모처럼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기 위해 부모들이 하나둘 모여들고 있다.

수험생 사진과 이름이 적힌 노트를 펴고 수능 대박을 기원하는 불자 모습.

특히 낙가산 중턱의 눈썹바위 아래 새겨진 마애관음좌상 앞에는 불공을 드리기 위해 가파른 산을 오르는 불자도 있었다. 관음도량의 성지인 동시에 기도 성지임을 나타내는 깊은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 이곳에서 정성으로 기도를 드리면, 이뤄지지 않는 소원이 없다고 해 수능 전부터 수험생을 둔 신도들의 발길이 이어졌다고 전해졌다.

 

보문사는 양양 낙산사, 남해 보리암과 함께 우리나라 3대 해수관음영지로, 관세음보살이 상주하는 성지로 알려져 있다. 이곳은 ‘정성으로 기도드리면 이뤄지지 않는 소원이 없다’고 알려져 있다.

 

미애관음좌상 앞에서 조용히 눈을 감고 기도를 올리던 한 어머니는 “아이들이 행복하길 바라는 게 부모 마음”이라며 “꼭 좋은 성과가 있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또 쌀과 초를 올리면서 ‘수능 고득점’, ‘수능 대박’ 등의 기원을 적어 불상 앞에 놓는 학부모들도 있었다.

 

보문사 관계자는 “수능일이 다가오면 학부모님들이 백일기도를 주로 많이 하고, 수능을 앞두고 마무리하고자 하는 분들이 수능 집중 3일 기도도 하신다”며 “올해도 자녀의 성공과 무사를 기원하는 불자님들이 많이 모였다. 학생들이 열심히 한만큼 좋은 성적 거두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2025학년도 수능은 이날 오전 8시40분부터 전국 85개 시험지구 총 1282개 시험장에서 치러진다. 지원자는 52만2670명으로 지속적인 학생 수 감소에도 지난해보다 1만8082명(3.6%) 늘었다. 고3 재학생이 34만777명(65.2%)이며 'N수생'으로 불리는 졸업생과 검정고시 합격생 등 수험생이 18만1893명(34.8%)이다.


글·사진=인천 강화도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