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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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팟 아버지’ 퍼델… 성공과 실패의 여정

빌드-창조의 과정/ 토니 퍼델 지음/ 엄성수 옮김/ 비즈니스북스/ 2만5000원

 

‘아이팟의 아버지(Father of the iPod)’.

토니 퍼델을 따라다니는 수식어다. 스티브 잡스의 귀환에도 휘청이던 애플을 되살린, ‘디지털 주크박스’를 만들어낸 장본인이다.

토니 퍼델 지음/ 엄성수 옮김/ 비즈니스북스/ 2만5000원

당시 투자자를 구하던 퍼델은 ‘혁신’을 꿈꾸던 애플과 이해가 맞아떨어졌고, 프로젝트 시작 10개월 만에 아이팟을 세상에 내놓았다. 아이팟은 ‘18세대’까지 이어지며 시대의 아이콘이 됐다. 아이팟에 빠진 잡스를 설득해 아이폰까지 연결되게 만든 것도 퍼델이었다. 그는 아이폰 3세대 출시까지 애플과 함께했다.

그는 애플에 안주하지 않고, 이후 네스트 랩스를 차렸다. 그는 그곳에서 사물인터넷 시대를 연 첨병으로 꼽히는 온도조절기 서모스탯을 개발했다. 그의 회사는 곧 구글에 32억달러에 인수됐다.

그의 행적은 남달랐다. 그는 작은 스타트업부터 글로벌 기업을 거치며 스티브 잡스·래리 페이지·빌 캠벨 등 동시대 천재들과 함께 일했다. 스타트업 기업에서 제품 개발을 시작하고, 자신의 회사를 창업했다가 자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80명의 벤처 캐피털 투자자에게 거절당하며 좌절했지만, 대기업의 간부가 되어 세계적인 제품을 만들고, 또다시 자신의 회사를 만들어 성공적으로 매각하고, 벤처 캐피털까지 시작한, 비즈니스의 모든 과정을 경험했다. 사실상 ‘직장을 그만둬야 할지’ ‘어떤 직장으로 이직해야 할지’ ‘괜찮은 아이디어인지 어떻게 확인하는지’ ‘실패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창업은 언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많은 사람이 궁금해하는 가장 현실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체험적으로 아는 셈이다.

신간 ‘빌드-창조의 과정’에서 그는 성공뿐 아니라 실패의 경험도 전한다. 그는 믿을 수 없는 성공 뒤에 바로 뼈아픈 좌절을 겪었고 늘 성공과 실패 사이에서 심한 널뛰기를 해왔다고 말한다. 그리고 실패할 때마다 모든 걸 처음부터 다시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배운 지식을 가지고 완전히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완전히 새로운 사람이 되었음을 고백한다.

책은 ‘아이팟, 아이폰, 서모스탯 등 시대를 대표하는 제품과 300개 이상의 특허를 만들어낸 전설의 엔지니어’가 30년간의 여정을 통해 얻은 교훈과 통찰을 고스란히 전한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