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이 토막 살인 사건의 피의자로 지목된 현역 장교 양광준(중령)의 진급 과정이 정상적인 절차를 따른 것이라고 15일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기자단과 만나 "양광준 피의자의 진급은 통상적인 절차를 통해 이루어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 사건에 대한 수사는 민간 경찰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육군 소령이던 양광준은 지난달 25일, 경기 과천의 한 군부대 주차장에서 자신의 차량에 동승하고 있던 30대 여성 군무원 A씨와 말다툼을 벌이다 격분해 A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이후 시신을 훼손하고 강원도 화천군 북한강 일대에 유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조사 결과, 양광준과 A씨는 내연 관계에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양광준은 육군사관학교 65기 출신으로, 올해 8월 중령으로 진급했다. 군의 방첩사령부는 통상적으로 영관급 이상 고위직의 진급 전 신원조사를 진행한다.
그러나 양광준이 내연 관계를 약 8개월간 유지한 상태에서도 진급이 이루어진 점에 대해 "방첩사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강원경찰청은 범죄의 중대성을 고려해 지난 13일 양광준의 신상을 공개했다. 이는 현역 군 장교의 신상이 공개된 첫 사례로 기록됐다.
한편 육군 예비역 소령 출신 유튜버 '코리아 세진(김세진)'이 살인 및 사체손괴, 사체 은닉 혐의로 구속된 육군 중령 양광준과 일화를 언급하며 충격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코리아 세진은 육군사관학교 67기로, 양광준의 두 기수 후배다.
지난 13일 유튜브 채널 '코리아 세진'에는 "끔찍한 사건이 처음 알려지고 얼마 안 돼 범인이 누군지 알게 됐다. 신상을 공개된 뒤 충격이 너무 컸다"며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코리아 세진은 "잔혹한 범죄 행위 자체에 경악했고, 현역 영관장교라니 또 경악했다"며 "(양광준이) 내가 좋아하고 존경하는 선배들이 가장 많은 '육사 65기'라 더 말이 안 나왔고, 생도 시절 같은 중대 선배로 1년을 동고동락했던 사람이라 충격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육사 2학년 시절 양광준이 자신을 챙겨준 이야기를 하며 "강추위 속 동상걸린 내 귀를 감싸주고 챙겨줬다"고 밝혔다.
특히 코리아 세진은 "생도 생활 4년을 하다 보면 본성이 어떻게든 드러나기 마련인데, 순하고 착한 성향이었다. 모두와 잘 지냈던 사람으로 기억하는지라 이번 사건을 보고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코리아 세진은 양광준에 대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육사 65기 동기회 측에 제명을 요구했다.
또 군에 대해서도 "개인 일탈로 여기기보다 인사, 진급, 부대 관리시스템상 잘못된 부분은 없는지 등을 성찰하고 혁신해야 한다"며 "이 사건은 육사 개교 이래 최악의 오명으로 기록될 것"이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