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 조기 종료를 공언해온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미국 대선 승리로 전쟁 구도가 크게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군이 전략 요충지 집중 공략을 통해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러시아 매체들에 따르면 러시아군이 북동부 하르키우주의 요충지 쿠퍈스크 외곽에 집결해 우크라이나군과 전투를 벌이고 있다. 러시아가 내세운 하르키우 수장 비탈리 간체프는 이날 관영 타스, 리아노보스티통신에 “우리 군이 쿠퍈스크 외곽에 진지를 구축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며 쿠퍈스크 북동쪽과 남동쪽에서 공격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군사 전문가 안드레이 마로치코는 타스 통신에 러시아군이 쿠퍈스크 인근 철도를 따라 진격해 이 지역 외곽에 진입했다며 “확인된 정보에 따르면 꽤 치열한 총격전이 있었다”고 전했다. 마로치코는 다양한 부대에서 온 러시아 병력이 쿠퍈스크 외곽에서 전투를 벌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르키우 동부에 위치한 쿠퍈스크는 러시아 추가 진격을 막기 위한 핵심 요충지로 꼽히는 도시다. 러시아군이 이 곳을 장악하면 오스콜강과 주요 철도 거점을 점하고 이 지역 서쪽으로 계속 진격할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이에 전쟁 이후 지속적으로 양국이 뺏고 뺏기는 혈전을 볼여왔다. 2022년 2월 전쟁초기 러시아가 장악했고, 그해 9월에는 반격에 나선 우크라이나군이 수복했다. 이후 러시아군은 지속적으로 이 지역을 공격해왔다.
우크라이나도 자국이 쿠퍈스크를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면서도 외곽에서 끊임없는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한편,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쿠라호베 북부에 있는 보즈네센카 마을을 점령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러시아군은 쿠라호베의 북쪽, 동쪽, 남쪽 영토를 통제하게 됐다.
러시아의 진격이 대대적으로 이루어지며 전쟁에 참여한 북한군의 동향에 대한 관심도 커지는 상황이다. 이날 미국 국무부는 러시아를 돕기 위한 북한의 우크라이나전쟁 참전에 대해 “의심할 바 없이 인도·태평양 지역에 큰 우려와 경악을 유발한다”고 밝혔다. 베단트 파텔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같이 언급하고, 유럽을 방문중인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파트너들과 이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파텔 부대변인은 이어 북한의 우크라이나전쟁 참전에 대해 한국, 일본과 공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블링컨 장관은 전날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군이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한) 전투에 투입됐고 현재 말 그대로(quite literally) 전투 중”이라며 “이것은 단호한 대응을 요구하며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