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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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원 지배한 황인범 “배준호, 잠재력 어마어마…내가 평가할 선수 아냐”

중원을 완벽하게 지배하며 멀티 도움을 작성한 ‘붙박이 미드필더’ 황인범(페예노르트)이 ‘차세대 간판’ 배준호(스토크 시티)를 극찬했다. 

 

황인범은 지난 14일 쿠웨이트 쿠웨이트시티의 자베르 알아흐메드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5차전에서 전반 10분 오세훈(마치다)의 선제골과 후반 29분 배준호(스토크시티)의 쐐기 골을 도왔다.

 

14일 오후(현지시각) 쿠웨이트 자베르 알아흐마드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5차전 한국과 쿠웨이트의 경기 전반전, 한국 황인범이 패스를 하고 있다. 뉴시스

전반 10분엔 오른쪽 측면에서 대각선으로 얼리 크로스를 올렸고, 오세훈이 헤더로 선제골을 넣었다.

 

전반 19분 손흥민(토트넘)의 페널티킥이 나왔지만, 후반 15분 쿠웨이트 모하마드 압둘라에게 실점해 2-1로 불안하게 리드하던 후반 29분엔 배준호와 쐐기포를 합작했다. 황인범은 골 지역 왼쪽으로 순간적으로 전진하는 배준호에게 침투 패스를 찔렀고, 배준호는 골대 왼쪽에서 수비수를 완전히 제친 뒤 오른발 슈팅을 날려 자신의 A매치 2호 골을 터뜨렸다.

 

황인범은 “오세훈이 워낙 신체조건이 좋다. 반면 상대의 오른쪽 중앙수비와 오른쪽 풀백 신장이 그렇게 크지 않은 걸로 분석했다”며 “크로스를 과감하게 올려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오세훈이 낙하지점을 잘 찾아서 득점으로 연결했다”고 말했다.

 

또 두 번째 어시스트 상황에 대해선 “배준호와 눈이 마주쳤고 타이밍이 좋았다”며 “배준호가 워낙 좋은 움직임으로 기가 막히게 마무리해서 운 좋게 어시스트 기록을 챙겼다”고 웃었다.

 

황인범은 ‘대전 후배’ 2003년생 배준호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황인범은 “어린 나이에 대표팀에 왔는데도 불구하고 몇 분이 주어지든 자기가 가진 걸 보여준다는 점에서 잠재력이 어마어마한 선수라는 걸 느낀다”며 “내가 평가할 만한 선수는 이제 아닌 것 같다”고 치켜세웠다.

 

14일 오후(현지시각) 쿠웨이트 자베르 알아흐마드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5차전 대한민국과 쿠웨이트의 경기, 후반 대한민국 황인범이 패스를 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유기적인 플레이가 돋보인 것을 두고 황인범은 “9∼11월까지 경기를 최대한 같은 스타일로 유지하려고 준비했다”며 “선수들끼리도 코칭스태프 선생님들이 주문하시는 것 안에서 좀 더 유기적인 움직임을 서로 가져줘야만 우리가 원하는 축구를 할 수 있다는 얘기를 나눈다”고 전했다.

 

이어 “오늘처럼 어느 시점에서 좀 밀리는 경험도 하지만, 그래도 비교적 좀 쉽게 우리가 공을 많이 소유하면서 상대를 힘들게 하는 장면들이 많이 나오는 건 그렇게 소통을 많이 하면서 준비를 잘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올해 한국 축구는 어느 때보다 혼란스러웠다. 카타르 아시안컵 탈락으로 클린스만 전 감독이 경질됐고, 홍명보 감독은 선임 과정서 불공정 논란이 일어 문화체육관광부의 조사가 벌어지기도 했다. 황인범은 “선수로서 저희가 할 수 있는 역할은 경기장에서 퍼포먼스를 보여드리는 것”이라며 “대표팀 생활 7년 차에 접어들면서 그간 경험을 돌아보면 대표팀은 조금 더 결과가 중요한 곳이다.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때는 굉장히 흔들릴 수 있다. 이런저런 일들로 이슈가 있었지만 그런데도 선수들이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린다면 국민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될 거라는 생각을 선수들이 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황인범은 “앞으로도 선수들한테 보내주신 응원에 맞는 경기력과 결과를 계속해서 가져다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우리가 해야 할 의무”라고 강조했다.

 

황인범은 최근 네덜란드 페예노르트에서의 활약에 대해 “나는 어느 소속팀에 있든 내 역할을 충실히 하자는 생각으로 임하는데, 그간 내가 거쳐온 팀 중에는 가장 인지도가 있다 보니 좀 더 주목되고 부각되는 것 같다”고 했다.


장한서 기자 jh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