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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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광객 늘더니…쓰레기로 뒤덮인 한라산 “더러워”

한라산 정상 쓰레기. 사진=양영수 제주도의원

한라산국립공원이 쓰레기를 무단 투기하는 관광객들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어 취식 행위에 대한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라산국립공원에서 야영과 취사가 가능한 곳은 관음사지구 야영장이며 그 외의 지역은 야영과 취사가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몰지각한 일부는 이를 어기고 컵라면 등을 먹는가 하면 가져온 음식물을 먹고 뒤처리는 하지 않아 천혜의 자연이 쓰레기로 병들어가고 있다.

 

양영수 제주도의원은 앞선 13일 제433회 도의회 제2차 정례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회의에서 한라산 정상 나무 데크 주변에 쓰레기가 산적한 모습을 촬영한 사진 14장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플라스틱 생수병과 일회용 나무젓가락, 과자봉지, 캔 등 한라산 탐방객들이 버리고 간 것으로 보이는 크고 작은 쓰레기들이 나무 데크 곳곳에 쑤셔 박혀 있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한라산국립공원은 세계자연유산지구이므로 탐방예절 지키기, 자기쓰레기 되가져오기, 배낭무게 줄이기 등의 실천이 적극적으로 요구되지만 지켜지긴 커녕 되레 쓰레기로 넘처나는 것이다.

 

양 의원은 “한라산 정상은 다른 지역 명산과 달리 나무 데크로 정비가 잘 돼 있다”며 “보기에도 좋고 안전하기도 해 겉으로는 괜찮은 것 같지만 사실 한라산 정상은 이렇게 몸살을 앓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안전 등 문제로 데크를 없애야 한다는 이야기는 못 하겠다”면서도 “하지만 데크가 잘 돼 있으니 탐방객들이 정상에 너무 오래 머물면서 쓰레기를 곳곳에 버리고 있다”며 “적어도 한라산 정상에서의 취식 행위는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라산국립공원에서는 훼손이 심한 서북벽과 남벽분기점에서 정상에 대한 자연휴식년제 제도를 도입하여 탐방을 통제하면서 훼손지역에 대한 복구 및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 이로 인해, 성판악과 관음사 탐방로에 한하여 정상탐방이 허용된다. 취사 및 야영은 관음사지구 야영장에만 가능하다.

 

탐방시 유의사항으로는 △탐방은 반드시 지정된 탐방로를 이용해야 하며 계절별 탐방로 통제시간이 정해져 있으므로 탐방 전 확인해야 한다. 또 △기상청 기상특보 ( 호우, 태풍, 대설 주의보 및 경보 ) 시 탐방이 통제되며 △립공원 구역 내에서 식물, 곤충, 토석채취 등 일체의 자연훼손을 금지하며 위반 시 관련법에 의거 처벌된다.

 

△탐방 도중 안전사고나 위급한 상황이 발생하면 한라산국립공원사무소나 119구조대로 즉시 신고하고 한라산은 날씨의 변화가 심한 지역이므로 비상식량(사탕, 초코렛, 소금 등)과 여벌옷을 준비해야 하며 겨울철 탐방 시에는 방한복, 아이젠, 장갑, 따뜻한 물, 랜턴 등을 준비하면 좋다.

 

이밖에 △야영과 취사가 가능한 곳은 관음사지구 야영장이며 그 외의 지역은 야영과 취사가 엄격히 금지되고 있으며, △공원 내 음악을 들을 때는 산행하는 다른 탐방객에게 방해가 되지않도록 해야한다.

 

한편 지난 10월 여행업계에 따르면 올 3분기 제주를 찾은 관광객 수는 369만명이다. 이는 전년 동기(342만9829명) 대비 7.9% 늘어난 규모다.

 

3분기 제주를 찾은 관광객 수가 이처럼 늘어난 것은 외국인들 몫이 컸다. 3분기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58만5296명에 달했는데, 7월 중국인 관광객은 82만7942명으로 전체 외국인 관광객(110만3691명) 중 75%를 차지했다.

 

중국인들이 제주도 관광을 선호하는 이유는 무사증 입국이 가능한 지역이기 때문이다. 무사증은 외국인 방문객이 30일간 비자 없이 체류할 수 있는 제도를 말한다. 한국에서 무사증 입국이 가능한 지역은 제주도가 유일하다. 또 정저우, 칭다오, 광저우 등 중국 지역에서 제주도로 향하는 직항 노선이 열려있어 단거리 여행지로 인기가 높다. 정저우에서는 2시간30분, 칭다오에서는 1시간30분가량 소요된다.

 

이밖에 천혜의 자연환경과 관광 인프라와 중국인 관광객에 편의를 제공한다는 점도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